뼈의 음악 / 최승호 사진<오시는 나그네들 마음 부-자되세요>님의 블로그에서 뼈의 음악 / 최승호 만약 늑골이 현이었다면, 그리고 등뼈가 활이었다 면,바람은 하나의 등뼈로 여러개의 늑골들을 긁어대 며 연주를 시작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적막이라는 청 중으로 꽉 찬 사막에서 뼈들의 마찰음과 울림은 죽은 늑대.. 시집 속 詩 2007.05.27
보리밭 / 최정란 사진<양병룡입니다 ^^*>님의 플래닛에서 보리밭 / 최정란 초록침대가 흔들린다 기름진 푸른 거웃 일렁인다 한바탕 바람이 뒹굴고 간다 황사 자옥한 하늘 진달래 꽃무덤 덮으며 건조주의보가 내린다 산이 구름브래지어를 벗는다 목마른 하늘 앞에 물 오른 젖가슴을 들이민다 푸른 수유의 풍경 사월.. 시집 속 詩 2007.05.15
넥타이 / 최정란 사진<뽀글펭수니>님의 카페에서 넥타이 / 최정란 고치 속의 누에처럼 웅크리고 잠든 그 남자 태어난 이후 단 한 번도 생의 중심에 묶인 넥타이 푼 적 없다 벼랑 끝에 매달려 흔들리다가, 때로는 느슨하게 때로는 팽팽하게 목을 조이는 목줄 끝 날개와 맞바꾼 계약의 화살표는 아래로 향한다 참을 .. 시집 속 詩 2007.05.15
보라, 감자꽃 / 박성우 사진<백운의 풍경세상>님의 블로그에서 보라, 감자꽃 / 박성우 자주 보라 자주 보라 자주 감자꽃 피어 있다 일 갈 적에도 마을회관 놀러 갈 적에도 문 안 잠그고 다니는 니 어미 누가, 자식 놈 흉이라도 볼까봐 끼니 때 돌아오면 대문 꼭꼭 걸어 잠그고 찬밥에 물 말아 훌훌 넘기는 칠순에 닿은 니 .. 시집 속 詩 2007.05.15
접시꽃 당신 / 도 종 환 사진<꽃향기많은집>님의 카페에서 접시꽃 당신 / 도 종 환 옥수수잎에 빗방울이 나립니다 오늘도 또 하루를 살았습니다 낙엽이 지고 찬바람이 부는 때까지 우리에게 남아있는 날들은 참으로 짧습니다 아침이면 머리맡에 흔적없이 빠진 머리칼이 쌓이듯 생명은 당신의 몸을 우수수 빠져 나갑니다 .. 시집 속 詩 2007.05.04
껍데기는 가라 / 신동엽 사진<江山>님의 블로그에서 껍데기는 가라 / 신동엽 껍데기는 가라 四月도 알맹이만 남고 껍데기는 가라. 껍데기는 가라 東學年 곰 나루의, 그 아우성만 살고 껍데기는 가라. 그리하여 다시 껍데기는 가라, 이곳에선, 두 가슴과 그곳까지 내논 아사달 아사녀가 中立의 초례정 앞에 서서 부끄럼 빛.. 시집 속 詩 2007.04.25
노을 무덤-이성선 사진<꽁지>님의 플래닛에서 노을 무덤 / 이성선 아내여 내가 죽거던 흙으로 덮지는 말아 달라 언덕 위 풀잎에 뉘여 붉게 타는 저녁놀이나 내려 이불처럼 나를 덮어다오 그리고 가끔 지나가는 사람 있으면 보게 하라 여기 쓸모없는 일에 매달린 시대와는 상관없는 사람 흙으로 묻을 가치가 없어 피 .. 시집 속 詩 2007.03.17
위대한 암컷 / 강기원 사진<미디어다음뉴스>에서 위대한 암컷 / 강기원 한때 그녀는 명소였다 살아 있는 침묵 하늘을 낳고 별을 낳고 금을 낳는 신화였으므로 범람하는 강이며 넘치지 않는 바다 빛 없이도 당당한 다산성이었으므로 바람의 발원지 바람을 재우는 골짜기 제왕도 들어오면 죽어야 나가는 무자비한 아름다.. 시집 속 詩 2007.03.01
봄 / 권정일<마지막 주유소> 시집 중에서 사진<믿음에 공간을 떠나며>님의 플래닛에서 봄 / 권정일 그 곳에는 모든 것이 속달로 온다 빗소리도 한 발 앞서 온다 아침해도 맨 먼저 그 곳에서 깨어난다 실핏줄로 얽힌 골목으로만 이루어진 산동네 막다른 골목, 봄 뒤돌아본다 모든 골목을 부른다 날 선, 봉인된. 아프다 아프다 내지르는, 고무.. 시집 속 詩 2007.03.01
의자 / 김명인 <길의 침묵 >시집 중에서 사진<다음지역포토>에서 의자 / 김명인 창고에서 의자를 꺼내 처마 밑 계단에 얹어놓고 진종일 서성거려온 내 몸에게도 앉기를 권했다 와서 앉으렴, 내 몸은 너무 오래 서 있거나 걸어왔다 때로는 창고 구석에 처박혀 어둠을 주인으로 섬기기도 했다 마른장마에 잔 비 뿌리다 마는 오늘 어느새 다 .. 시집 속 詩 2007.03.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