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차통지서를 받고<서울45라 4706> / 고형렬 사진<미디어 다음 아고라>에서 폐차통지서를 받고 / 고형렬 서울45라4706 사람만이 세계의 일부가 아니다 가족과 함께 도처를 떠돌아다닌 프라이드는 제 최종 폐차통지서를 보내고 내 마음 속에서 한 시절처럼 사라졌다 거대한 폐차장에서 그는 북한산 흰구름처럼 북으로 사라졌다 사람의 시간보.. 고형렬 시인 2006.07.18
밤사람 / 고형렬 사진<미디어 다음> 포토 갤러리에서 밤사람 / 고형렬 엄마, 저거 하고 전봇대 그림자를 데리고 들어가자고 졸랐지 엄마는 밤이 깊었으니 들어가 자자고 하셨지 엄마는 아이의 말을 알아듣지 못했지 아이는 계속 말했지 엄마 저거 데리고 들어가 하고 말했지 전봇대는 꼼짝도 않고 거기 서 있었지 .. 고형렬 시인 2006.07.18
작은 칼 / 고형렬 사진<카알>님의 플래닛에서 작은 칼 / 고형렬 장(臟) 속으로 은손을 넣어 잎사귀를 펼쳐줍니다 멀리 있으면 내 유년의 아침 동해를 달려가는 햇살로 고쳐줍 니다 아기 손보다 작은 은손이 그의 눈먼 장 속 한조각 통점을 찾아냅니다 그러면 하늘 속으로 사라지는 은촉이 되고 나는 만년설의 능선을.. 고형렬 시인 2006.07.18
고니 발을 보다 / 고형렬 사진<백선 스타의 좋은 사진들 모음>님의 플레닛에서 고니 발을 보다 / 고형렬 고니들의 기다란 가느다란 발이 논둑을 넘어간다 넘어가면서 마른 풀 하나 건들지 않는다 나는 그 발목들만 보다가 그 상부가 문득 궁금했다 과연 나는 그 가느다란 기다란 고니들의 발 위쪽을 상상할 수 있을까 얼마.. 고형렬 시인 2006.07.10
밤 미시령 / 고형렬 사진<비체향>님의 플래닛에서 밤 미시령 / 고형렬 저만큼 11시 불빛이 저만큼 보이는 용대리 굽은 길가에 차를 세워 도어를 열고 나와 서서 달을 보다가 물소리를 듣는다 다시 차를 타고 이 밤 딸그락, 100원짜리 동전을 넣고 전화를 걸듯 시동을 걸고 천천히 미시령으로 향하는 밤11시 내 몸의 불빛 .. 고형렬 시인 2006.07.10
[스크랩] 답생畓生을 추억하다 - 고형렬 /시안 2006년 여름호 답생畓生을 추억하다 - 고형렬 지금도 옆구리에 삽날을 대고 밟으면 탁줏빛 논물 터져나온다 두 팔을 앞으로 뻗어 안아보는데 내 아들 면상이 맞는가 논 지옥 수렁에서 종일 써레질로 철버덕 이녕물 튀기며 우리 둘 긴긴 논 치대던 날 있었지 사람의 얼굴로, 소의 얼굴로 전장에서 돌아온 아비들처럼 .. 고형렬 시인 2006.06.03
[스크랩] 답생畓生을 추억하다 - 고형렬 /시안 2006년 여름호 답생畓生을 추억하다 - 고형렬 지금도 옆구리에 삽날을 대고 밟으면 탁줏빛 논물 터져나온다 두 팔을 앞으로 뻗어 안아보는데 내 아들 면상이 맞는가 논 지옥 수렁에서 종일 써레질로 철버덕 이녕물 튀기며 우리 둘 긴긴 논 치대던 날 있었지 사람의 얼굴로, 소의 얼굴로 전장에서 돌아온 아비들처럼 .. 고형렬 시인 2006.06.03
[스크랩] 현관을 들여다 보다 - 고형렬 현관을 들여다보다 - 고형렬 인간은 벽을 만드는 존재 벽을 만들지 않고 침대를 놓을 수 없는 존재 벽 안 바닥에 식탁을 준비해야 하는 존재 어떻게 저 벽을 넘어갈 수 있었을까 직각의 벽을 타고 오르면 거기 지붕이 있는 저 미로를 인간은 어떻게 발견하고 설계했을까 내가 이 벽을 타고 그대에게 갈 .. 고형렬 시인 2006.06.03
경호원K / 고형렬 http://blog.daum.net/shim808/8201766 사진<즐겁게 즐기는 하루만들기>블래닛에서 경호원 K / 고형렬 30대 경호원은 늘 빠르고 간결하다 경호원의 철학은 '간결'이다 그의 걸음걸이는 늘 한쪽으로 기울었다 경호원 몸 속엔 권총이 있다 그 권총이 자신의 유일한 노리개다 잠자리에서 그는 작은 여자에게 검은.. 고형렬 시인 2006.05.20
4월 / 고형렬 시인님 사진<네이버 포토 앨범> 4월 / 고형렬 죽은 것들이 돌아 오느라 죽은 것들이 눈이 멀어 돌아오느라 줄기 부르트고, 꽃으로 애쓰던 잊은 것들 찾아오느라 살아 있던 날을 기억하려고 다른 '나'로 빠져나오려고 허연 죽음의 중심 목질부를 만지려고 물을 찾아 다시 움을 틔워 일어나느라 구름을 모아 .. 고형렬 시인 2006.04.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