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은 / 이대흠 사진<미디어 다음>에서 캡쳐 봄은 / 이대흠 조용한 오후다 무슨 큰 일이 닥칠 것 같다 나무의 가지들 세상곳곳을 향해 총구를 겨누고 있다 숨쉬지 말라. 그대 언 영혼을 향해 언제 방아쇠가 당겨질 지 알 수 없다. 마침내 곳곳에서 탕,탕,탕,탕 세상을 향해 쏘아대는 저 꽃들 피할 새도 .. 시집 속 詩 2012.04.21
풀이 보이지 않는다-고형렬 시인 풀이 보이지 않는다 / 고형렬 어느날 풀이 보이지 않는다, 나는 놀란다 풀들에게 눈이 있었다, 계속 풀을 뽑아 던지자 풀들이 눈치가 생겼다 풀들은 없어진 것이 아니고 어딘가로 숨는다, 나는 처음엔 은유를 알지 못했다 풀들은 나의 발소리를 들으면 지금도 두려움에 떤다 풀들을 찾는다, 풀들이 보.. 시집 속 詩 2011.07.08
투신 / 최춘희 사진<팔공클라이밍>님의 카페에서 투신 / 최춘희 자두나무에 꽃이 피었다 붉고 고운 자두빛 진한 향기가 허공을 밟고 내려와 춤을 추고 그 아래 젖은 눈 들어 지워진 발자국 훔쳐보는 내가 있다 만개한 저 꽃향기 건지려고 투망 던지듯 너를 던진 것이냐 시여, 더 이상 떨어질 바닥이 없을 때 눈 떼.. 시집 속 詩 2011.02.19
110층에서 떨어지는 여자 / 김승희 사진<daum이미지 검색>에서 110층에서 떨어지는 여자 / 김승희 110층 화염의 하늘에서 떨어지면서 여자는 핸드폰을 목숨처럼 껴안고 사랑했다, 사랑한다고 말하며 110층에서 떨어지는 여자는 두 신발에 오렌지색 불이 붙는 것을 느끼면서 너를 사랑했다, 너를 사랑한다고 말하며 110층에서 떨어지는 .. 시집 속 詩 2010.09.13
석 문 (石門) / 조지훈 사진<황숙영 사진방>님의 카페에서 석문 (石門) / 조지훈 당신의 손끝만 스쳐도 소리 없이 열릴 돌문이 있습니다. 뭇사람이 조바심치나 굳이 닫힌 이 돌문 안에는, 석벽 난간 열두 층계 위에 이제 검푸른 이끼가 앉았습니다. 당신이 오시는 날까지는, 길이 꺼지지 않을 촛불 한 자루도 간직하였습니.. 시집 속 詩 2010.06.23
조그만 사랑 노래 / 황동규 사진<아주초등학교 11회>님의 카페에서 조그만 사랑 노래 / 황동규 어제 동여맨 편지를 받았다 늘 그대 뒤를 따르던 길 문득 사라지고 길 아닌 것들도 사라지고 여기저기서 어린 날 우리와 놀아 주던 돌들이 얼굴을 가리고 박혀 있다 사랑한다 사랑한다, 추위 가득한 저녁 하늘엔 찬찬히 깨어진 금.. 시집 속 詩 2010.03.23
화 사 (花蛇) / 서정주 사진<영광해룡고등학교 동문카페>님들의 카페에서 화사 (花蛇) / 서정주 사향(麝香) 박하(薄荷)의 뒤안길이다. 아름다운 베 암...... 을마나 커다란 슲음으로 태어났기에 저리도 징그라운 몸둥아리냐. 꽃 다님 같다. 너의 하라버지가 이브를 꼬여내든 達辯의 혓바닥이 소리 이른차 낼룽거리는 붉은 .. 시집 속 詩 2010.03.15
이방인 / 김영승 사진<(사)어린도서연구회일산지회(일산동화읽는 어른)>님의 카페에서 이방인 / 김영승 버스비 900원 버스 타서 죄송하다고 백배사죄(百拜謝罪)하며 내는 돈 화장실 100원 오줌 눠서 죄송하다고 백배사죄하며 내는 돈 아들 고등학교 신입생 등록금 사십오만 구천오백팔십 원 학교 다녀 죄송하다고 .. 시집 속 詩 2010.02.22
신발論 / 마경덕 사진<비산5동 자율방범대>님의 카페에서 신발論 / 마경덕 2002년 8월 10일 묵은 신발을 한 보따리 내다 버렸다. 일기를 쓰다 문득, 내가 신발을 버린 것이 아니라 신발이 나를 버렸다는 생각을 한다. 학교와 병원으로 은행과 시장으로 화장실로, 신발은 맘먹은 대로 나를 끌고 다녔다. 어디 한번이라.. 시집 속 詩 2010.02.18
자화상自畵像 / 윤동주 사진<나무향기 숲>님의 카페에서 자화상自畵像 / 윤동주 산모퉁이를 돌아 논 가 외딴 우물을 홀로 찾아가선 가만히 들여다 봅니다. 우물 속에는 달이 밟고 구름이 흐르고 하늘이 펼치고 파아란 바람이 불고 가을이 있습니다. 그리고 한 사나이가 있습니다. 어쩐지 그 사나이가 미워져 돌아 갑니다... 시집 속 詩 2010.02.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