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 속 詩

조그만 사랑 노래 / 황동규

자크라캉 2010. 3. 23. 11:01

사진<아주초등학교 11회>님의 카페에서

 

 

그만 사랑 노래 / 황동규

 

 

어제 동여맨 편지를 받았다

늘 그대 뒤를 따르던

길 문득 사라지고

길 아닌 것들도 사라지고

여기저기서 어린 날

우리와 놀아 주던 돌들이

얼굴을 가리고 박혀 있다

사랑한다 사랑한다, 추위 가득한 저녁 하늘엔

찬찬히 깨어진 금들이 보인다

성긴 눈 날린다

땅 어디에 내려앉지 못하고

눈뜨고 떨며 한없이 떠다니는

몇 송이 눈.

 

 

출처 : 황동규, 『풍장』, 나남, 1984, p.153.

 

 

[작가약력]

 

 

황동규(黃東奎, 1938년~ )는 대한민국시인이다. 소설가 황순원의 아들이다.

서울에서 출생하였고, 서울대학교 영문과 및 동 대학원을 졸업하였다. 1958년 《현대문학》에 시 〈10월〉,〈동백나무〉,〈즐거운 편지〉 등을 추천받아 문단에 데뷔했다. 이후 〈한밤으로〉,〈겨울의 노래〉,〈얼음의 비밀〉 등의 역작을 발표했으며, 이러한 초기 시들은 첫 번째 시집 《어떤 개인 날》에 수록되어 있다. 이어 두 번째 시집 《비가(悲歌)》, 3인 시집 《평균율》을 간행하였고 《사계(四季)》의 동인으로 활약했다. 1965년 이후 〈허균〉,〈열하일기〉 등의 연작시에 와서는 사회와 현실의 긴장관계를 다루었으며, 영국 주지시(主知詩)의 영향을 받아 시의 산문화를 극복하려는 노력이 엿보인다. 그 밖의 시집으로 《삼남(三南)에 내리는 눈》,《나는 바퀴를 보면 굴리고 싶어진다》,《풍장(風葬)》 등이 있다. 1968년 현대문학신인상, 1980년 한국문학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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