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시100년-애송시100편 152

“한국 현대시 100년 시인 100명이 추천한 애송시 100편”

시 연재의 새 바람을 일으키며 선풍적 인기를 끈 조선일보 연재 “한국 현대시 100년 시인 100명이 추천한 애송시 100편" 시시지락(詩詩之樂)을 꿈꾸며 시의 부활을 노래하다 1908년에 발표된 육당 최남선의 신체시 「해에게서 소년에게」를 효시로 한국 현대시가 100주년을 맞았다. 이를 기념하여 조선일..

[한국인이 애송하는 사랑시] [50·끝] 행 복 - 유 치 환

▲ 일러스트=이상진 [한국인이 애송하는 사랑시] [50·끝] 행 복 / 유 치 환 ­사랑하는 것은 사랑을 받느니보다 행복하나니라 오늘도 나는 에메랄드빛 하늘이 환히 내다뵈는 우체국 창문 앞에 와서 너에게 편지를 쓴다 행길을 향한 문으로 숱한 사람들이 제각기 한 가지씩 생각에 족한 얼굴로 와선 총..

[한국인이 애송하는 사랑시(詩)] [49] 낙화, 첫사랑 - 김 선 우

▲ 일러스트=클로이 [한국인이 애송하는 사랑시(詩)] [49] 낙화, 첫사랑 / 김 선 우 1 그대가 아찔한 절벽 끝에서 바람의 얼굴로 서성인다면 그대를 부르지 않겠습니다 옷깃 부둥키며 수선스럽지 않겠습니다 그대에게 무슨 연유가 있겠거니 내 사랑의 몫으로 그대의 뒷모습을 마지막 순간까지 지켜보겠..

[한국인이 애송하는 사랑시] [48] 제 부 도 - 이 재 무

▲ 일러스트=이상진 [한국인이 애송하는 사랑시] [48] 제 부 도 / 이 재 무 사랑하는 사람과의 거리 말인가 대부도와 제부도 사이 그 거리만큼이면 되지 않겠나 손 뻗으면 닿을 듯, 닿지는 않고, 눈에 삼삼한 사랑하는 사람과의 깊이 말인가 제부도와 대부도 사이 가득 채운 바다의 깊이만큼이면 되지 않..

[한국인이 애송하는 사랑시] [47] 날랜 사랑 - 고 재 종

▲ 일러스트=클로이 [한국인이 애송하는 사랑시] [47] 날랜 사랑 / 고 재 종 장마 걷힌 냇가 세찬 여울물 차고 오르는 은피라미떼 보아라 산란기 맞아 얼마나 좋으면 혼인색으로 몸단장까지 하고서 좀더 맑고 푸른 상류로 발딱발딱 배 뒤집어 차고 오르는 저 날씬한 은백의 유탄에 푸른 햇발 튀는구나 오..

[한국인이 애송하는 사랑시] [46] 혼자 가는 먼 집 - 허 수 경

▲ 일러스트=이상진 [한국인이 애송하는 사랑시] [46] 혼자 가는 먼 집 / 허 수 경 당신……, 당신이라는 말 참 좋지요, 그래서 불러봅니다 킥킥거리며 한때 적요로움의 울음이 있었던 때, 한 슬픔이 문을 닫으면 또 한 슬픔이 문을 여는 것을 이만큼 살아옴의 상처에 기대, 나 킥킥……, 당신을 부릅니다 ..

[한국인이 애송하는 사랑시(詩)] [45] 저녁의 연인들 - 황 학 주

▲ 일러스트=클로니 [한국인이 애송하는 사랑시(詩)] [45] 저녁의 연인들 / 황 학 주 침대처럼 사실은 마음이란 너무 작아서 뒤척이기만 하지 여태도 제 마음 한번 멀리 벗어나지 못했으니 나만이 당신에게 다녀오곤 하던 밤이 가장 컸습니다 이제 찾아오는 모든 저녁의 애인들이 인적 드문 길을 한동안 ..

[한국인이 애송하는 사랑시][44]백년(百年) - 문 태 준

▲ 일러스트=이상진 [한국인이 애송하는 사랑시][44] 백년(百年) / 문 태 준 와병 중인 당신을 두고 어두운 술집에 와 빈 의자처럼 쓸쓸히 술을 마셨네 내가 그대에게 하는 말은 다 건네지 못한 후략의 말 그제는 하얀 앵두꽃이 와 내 곁에서 지고 오늘은 왕버들이 한 이랑 한 이랑의 새잎을 들고 푸르게 ..

[한국인이 애송하는 사랑시] [43]고추씨 같은 귀울음소리 들리다 - 박성우

▲ 일러스트=클로이 [한국인이 애송하는 사랑시] [43] 고추씨 같은 귀울음소리 들리다 / 박 성 우 뒤척이는 밤, 돌아눕다가 우는 소릴 들었다 처음엔 그냥 귓밥 구르는 소리인 줄 알았다 고추씨 같은 귀울음소리, 누군가 내 몸 안에서 울고 있었다 부질없는 일이야, 잘래잘래 고개 저을 때마다 고추씨 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