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시100년-애송시100편 152

[한국인이 애송하는 사랑시(詩)] [22] 민 들 레 / 신 용 목

▲ 일러스트=이상진 [한국인이 애송하는 사랑시(詩)] [22] 민 들 레 / 신용목 가장 높은 곳에 보푸라기 깃을 단다 오직 사랑은 내 몸을 비워 그대에게 날아가는 일 외로운 정수리에 날개를 단다 먼지도 솜털도 아니게 그것이 아니면 흩어져버리려고 그것이 아니면 부서져버리려고 누군가 나를 참수한다 ..

[한국인이 애송하는 사랑시(詩)] [21] 한(恨) - 박 재 삼

▲ 일러스트=클로이 [한국인이 애송하는 사랑시(詩)] [21] 한(恨) / 박 재 삼 감나무쯤 되랴 서러운 노을빛으로 익어가는 내 마음 사랑의 열매가 달린 나무는! 이것이 제대로 벋을 데는 저승밖에 없는 것 같고 그것도 내 생각하던 사람의 등 뒤로 벋어가서 그 사람의 머리 위에서나 마지막으로 휘드려질까..

[한국인이 애송하는 사랑시(詩)] [20] 그리운 부석사 - 정 호 승

▲ 일러스트=이상진 [한국인이 애송하는 사랑시(詩)] [20] 그리운 부석사 / 정 호 승 사랑하다가 죽어버려라 오죽하면 비로자나불이 손가락에 매달려 앉아 있겠느냐 기다리다가 죽어버려라 오죽하면 아미타불이 모가지를 베어서 베개로 삼겠느냐 새벽이 지나도록 마지摩旨를 올리는 쇠종 소리는 울리..

[한국인이 애송하는 사랑시(詩)][19]사랑의 기교2―라포로그에게-오규원

▲ 일러스트=클로이 [한국인이 애송하는 사랑시(詩)] [19] 사랑의 기교 2 ―라포로그에게 / 오 규 원 사랑이 기교라는 사실을 깨닫기까지 나는 사랑이란 이 멍청한 명사에 기를 썼다. 그리고 이 동어 반복이 이 시대의 후렴이라는 사실을 알았을 때까지도 나는 이 멍청한 후렴에 매달렸다. 나뭇잎 나무에 ..

[한국인이 애송하는 사랑시] [18] 서울역 그 식당 - 함 민 복

▲ 일러스트=이상진 [한국인이 애송하는 사랑시] [18] 서울역 그 식당 / 함 민 복 그리움이 나를 끌고 식당으로 들어갑니다 그대가 일하는 전부를 보려고 구석에 앉았을 때 어디론지 떠나가는 기적소리 들려오고 내가 들어온 것도 모르는 채 푸른 호수 끌어 정수기에 물 담는 데 열중인 그대 그대 그림자..

[한국인이 애송하는 사랑시] [17] 열애 - 신 달 자

▲ 일러스트=클로이 [한국인이 애송하는 사랑시] [17] 열애 / 신 달 자 손을 베었다 붉은 피가 오래 참았다는 듯 세상의 푸른 동맥속으로 뚝뚝 흘러내렸다 잘 되었다 며칠 그 상처와 놀겠다 일회용 벤드를 묶다 다시 풀고 상처를 혀로 쓰다듬고 딱지를 떼어 다시 덧나게 하고 군것질하듯 야금야금 상처를..

[한국인이 애송하는 사랑시(詩)] [16] 가난한 사랑 노래 ―이웃의 한 젊은

▲ 일러스트=이상진 [한국인이 애송하는 사랑시(詩)] [16] 가난한 사랑 노래 ―이웃의 한 젊은이를 위하여 / 신 경 림 가난하다고 해서 외로움을 모르겠는가 너와 헤어져 돌아오는 눈 쌓인 골목길에 새파랗게 달빛이 쏟아지는데. 가난하다고 해서 두려움이 없겠는가 두 점을 치는 소리 방범대원의 호각..

[한국인이 애송하는 사랑시] [15] 저녁에 - 김 광 섭

▲ 일러스트=클로이 [한국인이 애송하는 사랑시] [15] 저녁에 / 김 광 섭 저렇게 많은 중에서 별 하나가 나를 내려다본다 이렇게 많은 사람 중에서 그 별 하나를 쳐다본다 밤이 깊을수록 별은 밝음 속에 사라지고 나는 어둠 속에 사라진다 이렇게 정다운 너 하나 나 하나는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

[한국인이 애송하는 사랑시(詩)][14]옥수수밭 옆에 당신을 묻고-도종환

▲ 일러스트=이상진 [한국인이 애송하는 사랑시(詩)] [14] 옥수수밭 옆에 당신을 묻고 / 도 종 환 견우직녀도 이 날만은 만나게 하는 칠석날 나는 당신을 땅에 묻고 돌아오네 안개꽃 몇 송이 함께 묻고 돌아오네 살아 평생 당신께 옷 한 벌 못 해주고 당신 죽어 처음으로 베옷 한 벌 해 입혔네 당신 손수 ..

[한국인이 애송하는 사랑시(詩)] [13] 갈증이며 샘물인 / 정 현 종

▲ 일러스트=클로이 [한국인이 애송하는 사랑시(詩)] [13] 갈증이며 샘물인 / 정 현 종 너는 내 속에서 샘솟는다 갈증이며 샘물인 샘물이며 갈증인 너는 내 속에서 샘솟는 갈증이며 샘물인 너는 내 속에서 샘솟는다 <1999년> [시평] 사랑하는 너, 내 마음속의 시소 스무 살 언저리 어느 날, 친구 손에 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