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미디어 다음 아고라>에서
폐차통지서를 받고 / 고형렬
서울45라4706
사람만이 세계의 일부가 아니다
가족과 함께 도처를 떠돌아다닌 프라이드는
제 최종 폐차통지서를 보내고
내 마음 속에서 한 시절처럼 사라졌다
거대한 폐차장에서
그는 북한산 흰구름처럼 북으로 사라졌다
사람의 시간보다 아름답게
소녀는 성인이 되고 아기가 십대가 될 때
가족의 9년이 잠드는 폐차장
얼음 위 물처럼 흘러간 짧고도 긴
프라이드의 일생 속에
우리들의 한 쪽이 바라보이는 그 폐차장
심장을 떼어낸 목소리가 들려오는 듯했다
마구 부서진 프라이드의.
<밤 시미령> 2006년 창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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