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형렬 시인

폐차통지서를 받고<서울45라 4706> / 고형렬

자크라캉 2006. 7. 18. 15:57

 

 

 

사진<미디어 다음 아고라>에서

 

차통지서를 받고  / 고형렬

서울45라4706

 

 

사람만이 세계의 일부가 아니다

가족과 함께 도처를 떠돌아다닌 프라이드는

제 최종 폐차통지서를 보내고

내 마음 속에서 한 시절처럼 사라졌다

거대한 폐차장에서

그는 북한산 흰구름처럼 북으로 사라졌다

사람의 시간보다 아름답게

소녀는 성인이 되고 아기가 십대가 될 때

가족의 9년이 잠드는 폐차장

얼음 위 물처럼 흘러간 짧고도 긴

프라이드의 일생 속에

우리들의 한 쪽이 바라보이는 그 폐차장

심장을 떼어낸 목소리가 들려오는 듯했다

마구 부서진 프라이드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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