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화, 첫사랑 / 김선우 사진<칸타빌레>님의 블로그에서 낙화, 첫사랑 / 김선우 1 그대가 아찔한 절벽 끝에서 바람의 얼굴로 서성인다면 그대를 부르지 않겠습니다 옷깃 부둥키며 수선스럽지 않겠습니다 그대에게 무슨 연유가 있겠거니 내 사랑의 몫으로 그대의 뒷모습을 마지막 순간까지 지켜보겠습니다 손 내밀지 않고.. 시집 속 詩 2007.10.22
정육점 여주인 / 진은영 사진<내사랑일동면>님의 카페에서 - 옛날 도살장 정육점 여주인 / 진은영 유리창 밖으로 붉은 눈발 날린다 커다란 칼을 들고 다정한 눈망울로 바라보는 수소를 힘껏 내리치던 때가 있었지, 요즘엔 아무 일도 없다 냉기로 달아오르는 난로 옆에서 그녀는 중얼거린다 천장에 오래 켜놓은 형광등이 .. 시집 속 詩 2007.10.16
가을 / 이승훈 사진<김호선>님의 플래닛에서 가을 / 이승훈 하이얀 해안이 나타난다. 어떤 투명함도 보다 투명하지 않다. 떠 도는 투명에 이윽고 불이 당겨진다. 一帶에 가을이 와 머문다.늘 어진 창자로 나는 눕는다. 헤매는 투명, 보이지 않는 꽃이 하 나 시든다.(꺼질 줄 모르며 타오르는 가을.) 2002년 『김춘수 .. 시집 속 詩 2007.09.18
꿈 / 이수명 사진<양재헌 사진전-'흘러가는 꿈'> 미디어다음에서 꿈 / 이수명 그의 꿈과 꿈 사이에 나는 나의 꿈을 놓았다. 나의 꿈 과 꿈 사이에 그는 그의 꿈을 놓았다. 꿈과 꿈 사이를 꿈 으로 채웠다. 푸른 새벽이면 그 나란히 놓여진 꿈들이 파도처럼 밀려왔다 밀려간다. 꿈으로 꿈을 붙잡았다. 꿈 으로 꿈을.. 시집 속 詩 2007.09.18
어느 날의 귀가 / 이수명 사진<여기는 캐나다 알버타주에 와이트코트>님의 플래닛에서 어느 날의 귀가 / 이수명 집에 도착 했습니다 계단을 오르지 못했습니다 계단 위에 거대한 얼음 덩어리가 떨어져 있었습니다 밀어보았지만 꼼짝도 하지 않습니다 무엇인지 어른거리는 것이 보였습니다 무엇인가 얼음 속에 갇혀 있었.. 시집 속 詩 2007.09.18
물고기 그림자 / 황지우 사진<물텀벙 사진자료>님의 블로그에서 물고기 그림자 / 황지우 맑은 물 아래 물고기는 간데없고 물고기 그림자들만 모래 바닥에 가라앉아 있네 잡아묵세, 잡아묵세, 마음이 잠깐 움직이는 사이에 물고기 그림자도 간데없네 눈 들어 대밭 속을 보니 초록 햇살을 걸러 받는 저 깊은 곳, 뭐랄까, 말.. 시집 속 詩 2007.09.14
孔子의 生活難 / 김수영 사진<미디어다움>에서 孔子의 生活難 / 김수영 꽃이 열매의 上部에 피었을 때 너는 줄넘기 作亂을 한다. 나는 發散하는 形象을 求하였으나 그것은 作戰 같은 것이기에 어려웁다. 국수-----伊太理語로는 마카로니라고 먹기 쉬운 것은 나의 叛亂性일까 동무여 이제 나는 바로 보마 事物과 事物의 生.. 시집 속 詩 2007.08.30
몸 밖에서 몸 안으로 / 이원 사진<베이징 이글스>님의 카페에서 몸 밖에서 몸 안으로 / 이원 새벽은 어둠의 녹슬어가는 몸이다 사람들은 이 몸을 희망이라고 믿는다 믿음은 오해일수록 좋다 믿음이라는 허방은 사방에 널려 있다 몸이 닿았던 자리는 썩어 들어간다 남김없이 썩어 들어간 허공을 사람들은 하늘이라고 부른다 .. 시집 속 詩 2007.08.18
아파트에서 3 / 이원 사진,화가 권옥연>님의 작품 중에서 아파트에서 3 / 이원 늙은 여자 여럿이 한 낮의 주차장에 쭈구리고 앉아 그림자를 낳는다 어느 여자는 진득진득한 돌을 낳는다 2007년 <세상에서 가장 가벼운 오토바이>문학과지성사 <시인 약력> 이원 경기도 화성 출생 서울예술대학 문창과 졸업 동국대학.. 시집 속 詩 2007.08.10
아파트에서 2 / 이원 사진<사랑하라! 한번도 상처 받지 않은 것처럼...>님의 블로그에서 아파트에서 2 / 이원 사람들이 층층의 정육점에서 뛰쳐나온다 갈고리가 몸의 여기저기에 박힌 채였다 몸의 지퍼를 올리지 못한 채였다 그림자기 몸을 만들기도 전에 몸의 사방에 불빛이 대못처럼 박힌다 뛰어가는 그들의 몸속에.. 시집 속 詩 2007.08.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