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 속 詩

꿈 / 이수명

자크라캉 2007. 9. 18. 10:15

 

                         사진<양재헌 사진전-'흘러가는 꿈'> 미디어다음에서

 

/ 이수명

 

  그의 꿈과  꿈 사이에 나는 나의 꿈을 놓았다.  나의 꿈

과 꿈 사이에 그는 그의 꿈을 놓았다. 꿈과 꿈 사이를 꿈

으로 채웠다.  푸른 새벽이면 그  나란히  놓여진 꿈들이

파도처럼 밀려왔다 밀려간다. 꿈으로 꿈을 붙잡았다. 꿈

으로 꿈을  밀어냈다.  밀다가  밀리다가 그의 꿈과 나의

꿈이 겹쳐지면서 꿈은 지워졌다. 나는 비로소 잠에 빠져

들었다.  어두운 잠  속에서 꿈은 파도가 밀려간 뒤의 조

개껍질처럼 드문드문 흉터가 되어 박혀 있었다

 

 

2004년<고양이 비디오를 보는 고양이> 문학과지성사

 

 

<약력>

이수명

1965년 서울 출생

1994년 <작가세계>로 등단

서울국문학과 졸업

중앙대학교 대학원 문예창작과학과 졸업

현 동국대학원 박사과정

시집 : <새로운 오독이 거리를 메웠다>, <왜가리는 왜가리 놀이를 한다>, <붉은 담장의 커브>

2001년 박인환 문학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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