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 속 詩

물고기 그림자 / 황지우

자크라캉 2007. 9. 14. 14:34

 

사진<물텀벙 사진자료>님의 블로그에서

고기 그림자 / 황지우

 

맑은 물 아래
물고기는 간데없고
물고기 그림자들만 모래 바닥에 가라앉아 있네
잡아묵세, 잡아묵세,
마음이 잠깐 움직이는 사이에
물고기 그림자도 간데없네
눈 들어 대밭 속을 보니
초록 햇살을 걸러 받는 저 깊은 곳,
뭐랄까, 말하자면 어떤
神性같은 것이 거주한다 할까
바람은 댓잎새 몇 떨어뜨려
맑은 모래 바닥 위
물고기 그림자들 다시 겹쳐놓고,
고기야, 너도 나타나거라
안 잡아묵을 텡께, 고기야
너 쪼까 보자
맑은 물가 풀잎들이 心亂하게 흔들리고
풀잎들 위 풀잎들 그림자, 흔들리네


 시집 - 게 눈 속의 연꽃  (문학과지성사)

 

 

황지우 시인 (본명 황재우)


1952 전남 해남 출생.  
1979 서울대 인문대 철학과(미학전공) 졸업 및 동 대학원에 입학.
1980 ≪중앙일보≫ 신춘문예에 시 <연혁>이 입선.
1980 계간 ≪문학과 지성≫에 시 <대답없는 날들을 위하여> 등을 발표하여 등단.
제3회 김수영 문학상  제36회 현대문학상 제8회 소설시문학상  제1회 백석문학상
대산문학상 수상 등
현재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 교수이며, 미술평론가로도 활동 중
시집 <새들도 세상을 뜨는구나> <겨울-나무로부터 봄-나무에로> <나는 너다>  
<게 눈속의 연꽃> <저물면서 빛나는 바다> <어느 날 나는 흐린 주점에 앉아 있을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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