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 속 詩

껍데기는 가라 / 신동엽

자크라캉 2007. 4. 25. 11:13

 

사진<江山>님의 블로그에서

 

데기는 가라 / 신동엽

 

껍데기는 가라

四月도 알맹이만 남고

껍데기는 가라.

 

껍데기는 가라

東學年 곰 나루의, 그 아우성만 살고

껍데기는 가라.

 

그리하여 다시

껍데기는 가라,

이곳에선, 두 가슴과 그곳까지 내논

아사달 아사녀가

中立의 초례정 앞에 서서

부끄럼 빛내며 맞절하지니

 

껍데기는 가라.

漢拏에서 白頭까지

향기로운 흙가슴만 남고

그, 모오든 쇠붙이는 가라.

 

시집 : 1992년<껍데기는 가라> 미래사

1연에서의 '4월'은 4.19 혁명을 이야기 하고 있으며 2연에서의 '동학년 곰나루의 아우성'은 동학 혁명을 이야기 하고 있으며 3연에서는 '아사달 아사녀가 부끄럼 빛내'는 순수함을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4연의 내용은 민중의 끈질긴 생명력과 정의와 자유, 민주에의 열망을 확인하고 이것을 억압하는 모든 비본질적 요소(독재, 폭력, 외세 등)가 사라지기를 희망하며 쓴 시라고 볼 수 있습니다. 신동엽의 또 다른 시인 '봄은' 이라는 시에서 '쇠붙이'가 등장하고 있는데 '봄은' 이라는 시를 분석해보면,

/ 신동엽


 



봄은
남해에서도 북녘에서도
오지 않는다.

너그럽고
빛나는
봄의 그 눈짓은,
제주에서 두만까지
우리가 디딘
아름다운 논밭에서 움튼다.

겨울은,
바다와 대륙 밖에서
그 매운 눈보라 몰고 왔지만
이제 올
너그러운 봄은, 삼천리 마을마다
우리들 가슴 속에서
움트리라.

움터서,
강산을 덮은 그 미움의 쇠붙이들
눈녹이듯 흐물흐물
녹여버리겠지.


 

<한국일보, 1968년 2월 4일>

'봄'은 통일과 화해의 시대를 상징하며 '남해와 북녘' 이라든지 '바다와 대륙 밖'은 외세를 상징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봄의 눈짓은, 제주에서 두만까지 우리가 디딘 아름다운 논밭에서 움튼다.' 든지 '너그러운 봄은, 삼천리 마을마다 우리들 가슴 속에서 움트리라' 라는 부분은 결국 평화와 통일의 시대는 외세에 의해서가 아닌 자주적인 우리힘으로 해결되어야 한다는 의지를 반영하고 있는 시로 해석해볼 수 있습니다. 결국 '쇠붙이'는 분단의 원인이 된 갈등과 대립을, 좀 더 단순하게 보면 철조망, 칼, 총 등과 같은 것들을 표현하고 있다고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시인은 '껍데기는 가라'라는 시에서 1960년대 한국이 지니고 있던 주요모순인 남북분단의 현실 극복은 물론 1960년대 자본주의 사회 자체의 기본모순과 독재와 외세의 억압 등을 '껍데기'로 표현하고 있으며 그러한 모순들을 극복하는 대안으로 4.19 혁명의 정신과 동학 혁명의 정신을 대안으로 제시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많은 분들이 '껍데기는 가라'에 대한 비평을 요구하여 쓴 글이므로 관리자의 주관적 판단이 개입되어 있을 수 있음을 유념해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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