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 속 詩

보라, 감자꽃 / 박성우

자크라캉 2007. 5. 15. 14:56

 

 

사진<백운의 풍경세상>님의 블로그에서

 

 

라, 감자꽃 / 박성우

 

자주 보라 자주 보라
자주 감자꽃 피어 있다
일 갈 적에도
마을회관 놀러 갈 적에도
문 안 잠그고 다니는 니 어미
누가, 자식 놈 흉이라도 볼까봐
끼니 때 돌아오면
대문 꼭꼭 걸어 잠그고
찬밥에 물 말아 훌훌 넘기는
칠순에 닿은 니 홀어미나
자주 보라 자주 보라,
자주 감자꽃 피어 있다
어머니가 챙겨 싸준 감자
쪼글쪼글 썩혀서 버린 화단에
자주 감자꽃은 피어,
꽃핀 나 볼라 말고
쪼글쪼글 오그라드는
니 홀어미나
자주 보라 자주 보라

 

시집 <가뜬한 잠> 2007년 창비

 

 


                                                   박성우 시인

 

1971년 전북 정읍 출생
원광대학교 문예창작학과 졸업,
2000년 중앙일보 신춘문예「거미」당선
2002년 시집 <거미>(창비) 발행

2006년 한국일보 신춘문예 동시 당선

2007년 <가뜬한 잠 >창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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