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카스 만세萬歲 / 박강(朴江) 사진<국제결혼좋은인연>님의 카페에서 박카스 만세萬歲 / 박강(朴江) Ⅰ 작은 병 하나를 응시하며 나는 태어났다 사각 모양의 단순한 선물들이 척척 쌓였다 고생했어 축하해 소리를 남기고 간 사람들은 다시 오지 않았다 Ⅱ 엄마 손에 약병은 피를 쏟아내듯 따다닥 이빨 가는 음악을 들려주었다 .. 문예지발표작 2010.04.01
너에게 / 신동엽 사진<유영휴게실>님의 카페에서 너에게 / 신동엽 나 돌아가는 날 너는 와서 살아라. 두고 가지 못할 차마 소중한 사람 나 돌아 가는 날 너는 와서 살아라. 묵은 눈 터 새순 돋듯 허구많은 자연 중 너는 이 근처 와 살아라 출처 : 2010년 <우리시> 4월호 문예지발표작 2010.04.01
voyant / 김춘수 사진<흙돌 심재방시인>님의 카페에서 voyant / 김춘수 시인은 본다. 무엇인가 길바닥에 팽개치고 구둣발로 짓밟고 갈 때에도 본다. 그것이 생시인가 꿈인가 하고 네 입술에서 女神을 본다. 눈뜨고 보고 눈감고도 본다. 해와 달 낮과 밤을 《현대시학》2004년 8월호 [감상] 타계하신 김춘수 시인의 마지.. 문예지발표작 2010.03.17
포도밭 국숫집/ 박서영 사진<청봉부부산악회>님의 카페에서 포도밭 국숫집 / 박서영 포도밭 국숫집 평상에 앉아 국수를 먹네 흰 면발 한 가닥 한 가닥 양푼이 속의 국수 멸치와 김치가 발굴되고 계란과 부추가 발굴되네 반죽이 밀봉이라면 국수 가락들은 풀려나온 죄수들 같네 반죽이 침묵이라면 국수 가락들은 유령의 .. 문예지발표작 2010.03.17
극장 의자 / 박서영 사진<공부해서부자되자>님의 카페에서 극장 의자 / 박서영 나는 순정한 눈빛을 가진 짐승을 만나러 간다 영화가 끝난 뒤 맨 뒷자리에 구겨져 앉아 있을 때 음악은 초조하게 스크린 밖으로 흘러나가고 불은 성급하게 켜졌고 청소부는 너무 빨리 상황을 정리하려고 했다 의자가 짐승처럼 나를 안아 .. 문예지발표작 2010.03.17
구성동九城洞 / 이진명 사진<인주화실>님의 카페에서 구성동九城洞 / 이진명 구성동은 정지용 시인의 시이다 구성동 시를 좋아하여 책상 위에 수년 붙여 놓고 지낸 적 있다 골짝에는 유성이 묻히고 황혼에 누리가 소란히 싸이기고 하고 꽃도 귀양 살고 절터였더랬는데 바람도 모이지 않는다는 구성동 산그림자 설핏하면.. 문예지발표작 2010.03.09
두루마리 휴지가 조금 남았을 때 / 이진명 사진<아름다운 등산 낚시>님의 카페에서 두루마리 휴지가 조금 남았을 때 / 이진명 명절 뒤끝 오십대 여자들이 다 저녁에 모였다 하루가 벌써 갔다고 시간이 정말 빠르다고 마음은 이십대와 다를 게 없는데 세월이 빠르고 인생이 짧다고 남은 시간이 적다는 것을 점점 피부로 왜 있잖아, 두루마리 .. 문예지발표작 2010.03.09
산수유라는 책/ 이기철 사진<들꽃사랑>님의 블로그에서 산수유라는 책 / 이기철 산수유에게도 말하고 싶은 입이 있는지 그 노란 언저리에 이야기가 두 권이다 읽어도 읽어도 끝나지 않는 봄나물 같은 이야기가 페이지마다 한 가득이다 햇살 올 때까지만 그늘을 빌려줘도 귓속에는 이야기가 한 밭뙈기다 저고리 고름 떨.. 문예지발표작 2010.03.09
식탁은 불후의 명작 한 편이다 / 이 기 철 사진<인성고7회>님의 카페에서 식탁은 불후의 명작 한 편이다 / 이 기 철 식탁 가에는 숨소리 익은 식구들이 있다 식탁에는 식구라는 가장 따뜻한 이름들이 마주앉는다 아삭아삭 상추잎을 명편 수필처럼 싸 입에 넣으면 하루가 이슬처럼 맑아지는 식탁 가의 시간 살짝 데친 우엉잎은 한 행의 시구.. 문예지발표작 2010.03.09
헹거 / 강미영 사진<대구텐인텐>님의 카페에서 헹거 / 강미영 H 직각환상에 빠진 채 담장을 짚고 있는 한쪽 팔에 걸린 하루가 사라진다 바른 생활만 맞대고 있는데 서로 가슴을 맞대고 있는데 h 몸 난간은 우물해, 너 어깨에 목을 걸며 아무리 곡선을 그리워해도 나는 운명을 약속하기도 하다가 평생 수직에서 빠.. 문예지발표작 2010.03.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