옹이/ 박성우 옹이 / 박성우 느티나무 둥치에 옹이가 박혀 있네 여린 곁가지에 젖을 물려주던 마음 젖꼭지처럼 붙박혀 있네 정이 어머니는 옷을 개거나 쌀을 씻다가도 왼쪽 가슴에 손을 얹어보네 손가락 사이로 더듬어져야 할 꽃봉오리는 만져지지 않네 상추쌈 먹고 젖을 먹이면 초록똥을 쌌지 꽃잎 떨어져나간 자.. 문예지발표작 2006.02.21
빨판상어/박성우 빨판상어 / 박상우 K섬유는 팬티를 만드는 하청공장이다 그 공장엔 빨판상어가 붙어산다 여공들은 그 기생성 물고기를 김부장이라 부른다 김부장은 지금 사우나를 하고 있다 물론 김부장은 업무차 본사에 있는 것이다 그냥 있는 것이 아니고 다음달 일거리를 조금이라도 확보하기 위해 허리를 굽히고.. 문예지발표작 2006.02.21
미싱창고/박성우 미싱 창고 / 박성우 공장에선 졸음이 가장 무서운 벌이다 성우 총각 어젯밤에 뭐했어! 실밥 따던 아줌마들 힐끗힐끗 곁눈질하다 입을 막고 킥킥댄다 딱, 5분만 자면 피로가 풀릴 것 같아 나는 화장실에 가는 척 김반장의 시선 피해 미싱 창고로 발길을 옮긴다 문을 당기니 기름냄새 일부가 황급히 나가.. 문예지발표작 2006.02.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