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대문 접골원 / 전형철 사진<비염 아토피 알레르기 성장 코아한의원>님의 블로그에서 동대문 접골원 / 전형철 사대문의 결계를 따라 걸어요 머릿속에 털뭉치를 키운 절지동물들이 빗방울 맺힌 소인을 하늘에 대고 찍어요 먼 곳에서 물어 왔어요 끊어진 소식이나 어긋난 인연, 무너진 성벽 알을 잃은 가로등 듬성듬성한 .. 문예지발표작 2009.03.03
자기장을 읽다 / 길상호 사진<왕사마귀 군대>님의 블로그에서 자기장을 읽다 / 길상호 밟혀도 꿈틀, 움직일 수 없다 마른 흙바닥 위에 지렁이는 죽고 말았다 자성 강한 죽음이 반대 극의 식욕을 불러들인다 쇳가루처럼 시커멓게 달라붙은 개미 떼 자기장이 참 길기도 하다 식은 국밥 대신 제 몸 한 조각씩 대접하는 한낮의.. 문예지발표작 2009.03.03
아내의 젖을 보다 / 이승하 사진<요실금정보와 우먼센스>님의 카페에서 아내의 젖을 보다 / 이승하 나이 쉰이 되어 볼품없이 된 아내의 두 젖가슴이 아버지 어머니 나란히 모신 무덤 같다 유방암이란다 두 아이 모유로 키웠고 내가 아기인 양 빨기도 했던 아내의 젖가슴을 이제 메스로 도려내야 한다 나이 쉰이 다 되어 그대 .. 문예지발표작 2009.03.03
여행자의 집 / 잘랄 앗 딘 루미 사진<사과>님의 블로그에서 여행자의 집 / 잘랄 앗 딘 루미 너는 여행자의 집이다. 하루도 빠짐없이 낯선 이들이 드나드는 여행자의 집. 즐거움, 우울함, 비열함, 순간의 깨달음이 기다리지 않는 손님처럼 찾아온다. 그 모두를 반갑게 맞이하라. 그들이 집 안을 쑥대밭으로 만들고 아끼는 가구를 모.. 문예지발표작 2009.02.10
연고를 바르며 / 김은자 사진<익숙하지만 낯선...>님의 블로그에서 연고를 바르며 / 김은자 연고를 바르다 보면 전생이 보인다 아주 먼 나라의 파편이 운석처럼 내 기억속으로 찾아온다 전생에서 나는 장님이었다 손 끝 하나만으로 우주를 읽어내렸던 맹인, 점자 해독은 일련의 볼록한 점처럼 피부 어딘가에 감촉으로 남.. 문예지발표작 2009.02.10
벼랑의 별 / 김은자 사진<가양 우리산악회>님의 카페에서 벼랑의 별 / 김은자 벼랑에 서 있을때 별은 더욱 눈부시다 높은 절벽 앞에 서면 사람들은 먼 이름을 부르고 싶어한다 벼랑은 절망의 끝, 질펀하게 울고 난 뒤 새처럼 털고 비상하는 비련의 4악장이다 한 발을 낭떠러지에 내 딛었을때 질기디 질긴 저 아우성을 .. 문예지발표작 2009.02.10
나침반 / 차주일 사진<환경을 지키는 사람들>님의 카페에서 나침반 / 차주일 나의 선조가 태양을 유일신으로 섬겼으므로 나는 하나의 그림자를 갖고 태어났다 인간이 만든 전광이 태양을 가리므로 밤이 왔고 나는 밤에도 수많은 그림자를 갖는 변종이 되었다 나는 죽어서도 길을 헤맬 것이다 2009년 <정신과 표현.. 문예지발표작 2009.01.30
이른 봄 / 고은 사진<나의 작은 공간>님의 블로그에서 이른 봄 / 고은 악아 악아 얼음 밑 개울아 버들눈 떠 봄이란다 이제 나 원없이 떠나련다 (시와시학,겨울호.2008,고은 소시집에서) [감상] 고은 시인의 직관의 시다. 짧지만 울림이 크다. 이른 봄, 화사한 생명의 꿈틀거림이 느껴지는 맛깔스러운 시다. 얼음장 밑 .. 문예지발표작 2009.01.22
나는 지금 너무 어지럽다 / 이은봉 사진<Risky Life>님의 블로그에서 나는 지금 너무 어지럽다 / 이은봉 고속열차를 탄다 고속열차 속에서는 누구도 속도를 느끼지 못한다 시속 250km로 달려가면서도 나는 시를 쓰고 퇴고를 한다 속도는 시간을 느끼는 일! 시간은 어디에 있는가 속도 속에는 시간도 없고 속도도 없다 속도가 없는 속도의.. 문예지발표작 2009.01.22
웃음 부의(賻儀) / 조성국 사진<성남초등학교>님의 카페에서 웃음 부의(賻儀) / 조성국 잘 익은 복숭앗빛 같이 뺨 붉던 세침떼기 고 계집애 초등학교 때부터 마음속에 들어와선 한 번도 빠져나간 적이 없는 고 계집애, 아비가 돌아가셨다 위친계모임에서나 잠깐 엿들은 풋정의 얼굴이 떠오르자 조문 가는 길이 설레었다 몇 .. 문예지발표작 2009.01.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