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화민박의 평상 / 백상웅 사진,오랜친구를 위하여>님의 카페에서 매화민박의 평상 / 백상웅 네모난 짐승이 매화나무 그늘을 등에 업고 기어간다 부러진 한쪽 다리를 벽돌로 괴고도 절뚝이지 않는다 발바닥이 젖어 곰팡이가 피었는데 박박 긁지 않고 마당에 네 개의 발자국을 천천히 찍고 있다 나도 짐승의 널따란 등에 그늘.. 문예지발표작 2009.01.22
얼음조각은 상처를 보이지 않는다./ 구재기 사진<이앤아이영어선교원>님의 카페에서 얼음조각은 상처를 보이지 않는다 / 구재기 얼음조각은 제 몸에 칼금을 남기지 않는다 날카로운 칼날이 지나간 상처를 눈물로 씻어 제 몸을 조금씩 소멸한다 눈물이란 상처를 다스리며 제 몸을 점점 소멸해 나간다는 것 아, 어머니는 살아생전 얼마나 많.. 문예지발표작 2009.01.22
침묵의 창세기 / 김백겸 사진<내가 네 힘이 되어주겠다>님의 카페에서 침묵의 창세기 / 김백겸 태초에 어두운 뱀의 알 같은 침묵 한 점이 있었다 날개가 돋아나기 전의 검은 붕새인 침묵이 소리를 지르자 침묵의 두 눈이 태양과 달로 변했다 침묵에서 자란 말과 노래가 붕새의 날개깃털처럼 펼쳐지면서 우후죽순으로 삼라.. 문예지발표작 2009.01.22
(長詩)鵬새 (1)/고형렬 만화가 '김덕호'님이 그린 '만화 장자'의 '붕새 이미지'입니다. 사진<호작질잘해야Ⅱ>님의 블로그에서 (2008년 『유심』겨울호) (長詩) 鵬새 (1) / 고형렬 보라, 남쪽 하늘 위 만월이 빛나는 달빛 속, 등뼈 위로 검은 날개를 삼각 형상으 로 접어 올리고, 머리를 가슴 밑으로 수그려뜨려 태허의 힘을 끌.. 문예지발표작 2009.01.22
공용터미널 뒷골목엔 염천(炎川)이 흐른다/유리아 사진<김천서부초등학교21회>님의 카페에서 웹진 [시인광정]. 2008. 가을호 공용터미널 뒷골목엔 염천(炎川)이 흐른다/유리아 신탄진 터미널 뒷골목에서 길을 놓쳤다 평상이 있는 담뱃가게 모퉁이를 꺾는 순간 방금 전 누군가 돌아서 나간 골목길이 스멀스멀 물살을 일으킨다 정박할 곳 찾아 두리번.. 문예지발표작 2009.01.22
레미콘 트럭 / 이동호 사진<믹서트럭코리아>님의 카페에서 [계간<<시와상상>> 2008. 가을호] 레미콘 트럭 / 이동호 아버지는 신이셨다 트럭에 지구를 올려놓고 자주 출타 중이셨다. 지구는 짐칸에서 저 홀로 빙빙 돌아가고, 그럴 때면, 아버지는 저녁 무렵 에 돌아오셨다. 아버지의 작업복은 은하수에 젖어 반짝이.. 문예지발표작 2009.01.15
함경도 / 이동호 사진<몽탄면 말봉산>님의 카페에서 [2008년 계간 「시선」겨울호 계간 리뷰 함경도 / 이동호 남쪽으로 가는 기차를 타기 위해 대합실에 앉아 있다 나는 피난민이 아니다, 하여 가져갈 봇짐도 없다 함경도가 고향이라는 옆 아저씨의 말씨에도 이제 전운은 감돌지 않는다 우리가 가졌던 불운한 역사.. 문예지발표작 2009.01.15
링반데룽* / 이혜미 [웹진 시인광장 선정 2009년 올해의 좋은 시 1000] 사진<언덕너머하늘향기>님의 카페에서 링반데룽* / 이혜미 내가 버린 네가 풍경으로 서 있다, 오지도 가지도 않고 저만치 서 있다. 이제 그만 돌아가, 너의 계절은 끝났어 그러자 너의 눈동자는 점점 더 초식동물의 그것으로 변하고 순식간에 너는 방.. 문예지발표작 2009.01.12
홀씨가 혼을 데려간다 / 정우영 사진<묵향>님의 블로그에서 홀씨가 혼을 데려간다 / 정우영 가까스로 컴퓨터에서 빠져나와 막 쉬고 있을 때 창문 틈새를 비집고 네가 날아든다. 너는 내 몸 여기저기 슬쩍슬쩍 간질이며 돌아다닌다. 나는 몸을 떨어 너를 덜어내려 하나, 너는 뿌리 내릴 자릴 찾는지 자못 집요하다. 아직 내 몸에다.. 문예지발표작 2009.01.09
돌젖 / 정우영 사진<안양초등학교 제3회>님의 카페에서 돌젖 / 정우영 아내가 막 낳은 나에게 젖 물려요. 들큰한 젖 냄새가 아침을 환히 켜네요. 즐겁게 웃는 네 입술이 새카말 거예요. 오래잖아 젖 마르면 나는, 검은 빛 드거운 빨대로 아내 등 여기저기 콕콕 찔러댈 거예요. 미레 어느 날 내 아들은 아무런 감동 .. 문예지발표작 2009.01.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