캔, 또는 can / 마경덕 사진님의 푸딩에서 캔, 또는 can / 마경덕 뽀빠이 살려줘요! 올리브가 외치는 소리에 어김없이 등장하는 시금치통조림. 시금치를 먹고 뽀빠이는 악당 부루터스에게 달려가 올리브를 구해냈다. 미국은 힘이 센 뽀빠이를 등장시켜 어린이에게 시금치를 팔아먹었다. 어느 틈에 뽀빠이는 한국까지 달려와 .. 문예지발표작 2009.01.08
돌꽃 / 마경덕 사진<동해사진동우회>님의 카페에서 돌꽃 / 마경덕 물이 마르자 꽃이 사라졌다. 따글따글 돌 구르는 소리, 물새울음도 들리지 않는다. 저 주먹만한 몽돌의 나이는 아무도 모른다. 흐르고 흘러 먼 섬에 닿았다가 수천 년 파도에 굴렀다. 어느 바람이 손이 헐도록 바위를 쪼개고 다듬어 둥글었다. 따.. 문예지발표작 2009.01.08
섬은 언제나 내게로 온다 / 마경덕 사진<자유를 사랑하라>님의 블로그에서 섬은 언제나 내게로 온다 / 마경덕 멀리서 바라보는 동안 정수리에서 동백이 터지고 서둘러 핀 봄은 끝내 자진했다. 자욱한 안개에 섬이 사라지면 울음을 물고 물새들이 이곳까지 날아왔다. 오랫동안 부리에 쪼인 울음을 읽지 못했다. 겹겹 파도를 덮고 잠.. 문예지발표작 2009.01.08
[2008년 월간 <현대시> 신인추천작품상 하반기 당선작]'나무 라디오' 외 4 사진<부산커피교육센터>님의 카페에서 [2008년 월간 <현대시> 신인추천작품상 하반기 당선작] '나무 라디오' 외 4편 / 이이체 나무 라디오 잎사귀들이 살고 있는 스피커, 한쪽의 귀가 없다. 나이테가 생기는 책상에 당신은 앉아 있다 주파수를 돌리자 잎사귀들이 떨어지고 허공은 종이를 찢어 한.. 문예지발표작 2009.01.06
지금은 다단계 시대/ 마경덕 사진<홍실청실엉켜서>님의 블로그에서 지금은 다단계 시대 / 마경덕 쥐꼬리를 달고 살던 그가 어느 날, 꼬리를 바꿔 달았다. 퇴근 길 버스 손잡이에 매달려 졸던 사내는 사라졌다. 쥐꼬리가 지긋지긋하다던 그의 마누라도 계모임에 여우 한 마리를 두르고 나타났다. 죽은 백여우의 뾰족한 주둥이.. 문예지발표작 2008.12.29
매달리다 / 마경덕 사진<사진 속에 멈추어진 시간들>님의 paran 푸딩에서 매달리다 / 마경덕 매달림에는 아슬아슬, 간당간당, 데구르르가 숨어있다 그날, 허공을 놓친 S여객기에서 백 개의 비명이 소나기처럼 떨어졌다 벼락 치는 소리가 허공을 찢는 순간, 낮달은 태양빌라 마당으로 굴러 이마가 깨졌다 옥상 호박덩굴.. 문예지발표작 2008.12.02
글자族이 사는 무인도 / 함기석 사진<마루아치>님의 카페에서 글자族이 사는 무인도 / 함기석 폭풍과 풍랑이 휘몰아쳤다 밤은 갈비뼈가 부러졌고 절벽에 배는 난파되었다 돌들이 기침을 하는 이상하고 낯선 해안에 나는 쓰러져 있었다 자정에 눈을 떴다 식인 글자族이 사는 원시 무인도였다 하늘엔 열 두 개의 달이 떠 있었고 전.. 문예지발표작 2008.11.26
숭례문 / 강인한 사진<의림초교26회동창회>님들의 카페에서 숭례문 / 강인한 이 나라에는 숭례문을 무서워하는 사람들과 숭례문을 무서워하지 않는 사람들이 어울려 살고 있소 집을 한 채만 가지고 있거나 집이 한 채도 없는 사람들은 숭례문을 무서워하고 집을 두 채 이상 가지고 있으며 땅이 많은 사람들은 숭례.. 문예지발표작 2008.11.10
통점을 듣다 / 김영식 사진<Welcom to mahnchun blog>님의 블로그에서 통점을 듣다 / 김영식 새가 울었다, 내 안에서 어느 날 울음소린 폐에서 늑골에서 누수처럼 새어나왔다 처음 나는 그것이 새 울음인 줄 몰랐다 그저 가끔씩 찾아오는 허기거나 까닭 없는 이명이거니 했다 어쩌면 마당귀를 잠시 적시고 간 여우비거나 수숫.. 문예지발표작 2008.10.28
고등어 좌판 / 김종미 사진<항상기쁨충만>님의 블로그에서 고등어 좌판 / 김종미 구울 거요? 지질 거요? 내려칠 칼을 든 여자와 좌판의 고등어가 두 눈 빤히 뜨고 나를 보고 있다 염라대왕이 이런 기분일까 네 영혼을 지글지글 구워주랴? 아니면 얼큰하게 지져서 이 지옥을 기름지게 할까 그러고 보니 내 몸이 지옥이다 .. 문예지발표작 2008.10.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