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랫이 있는 창 / 김현신 사진: <달서포토>님의 카페에서 플랫이 있는 창 / 김현신 노을을 머리로 그려보는 저녁이다 성당의 돌기둥 색유리의 반짝임 노을이 쌓이고 모래바람이 분다 분수대 광장 앞에 앉아 랭스턴 휴즈의 시 몇 줄을 나에게 던져보는 저녁 수은등이 켜진다 신발을 잃어버리고 울었던 밤 사방에서 깨진 파.. 문예지발표작 2010.09.07
나팔꽃 / 손수진 사진<박근혜와 함께하는 아름다운 동행 GH2012>님의 카페에서 나팔꽃 / 손수진 밤마다 이슬 밟고 다닌다는 소문, 달고 사는 여자를 낮이면 풀이 죽고 목소리도 기어 들어가는 숫기 없는 그 여자를 어느 별 총총한 밤 숨어서 따라가 본 적이 있는데요 쓰르라미 우는 언덕을 지나 송전탑 아래에서 걸음.. 문예지발표작 2010.08.26
용대리의 여름 / 임동확 사진<자연산야초와발효효소를 배우는 사람들(효사모)>님의 카페에서 용대리의 여름 / 임동확 1. 여전히 그 이름을 알아내지 못한 말의 나무, 어전 일인지 반쯤 죽어가는 기억의 나무가 장맛비 쏟아지는 강건너편에 서 있다 2. 설령 그게 뿌리칠 수 없는 운명의 역사라고 해도, 호우경보 속에선 수중.. 문예지발표작 2010.07.14
소립자 2 / 허연 사진<onyx[post-asone]>님의 카페에서 소립자 2 / 허연 기억은 이미 낡은 것이다. 그녀의 작은 손을 감싸고 있던 줄무늬 장갑이라든지, 막 잠에서 깨어나 받는 목소리라든지, 술에 취했을 때 눈에 내려 앉는 습기라든지. 낡은 것들이 점점 많아질 때 삶은 얼마든지 분석이 가능하다. 어떤 골목길에 내가 .. 문예지발표작 2010.06.02
봄비 / 정호승 사진<대구무송산악회>님의 카페에서 봄비 / 정호승 어느날 썩은 내 가슴을 조금 파보았다 흙이 조금 남아 있었다 그 흙에 꽃씨를 심었다 어느날 꽃씨를 심은 내 가슴이 너무 궁금해서 조금 파보려고 하다가 봄비와 와서 그만두었다 출처 : 2010년 <시평> 여름호 [약력] - 정호승 - 대한일보(1973년).. 문예지발표작 2010.05.16
외등 / 허영자 사진<La Strada...[할리데이비슨클럽]>님의 카페에서 외등 / 허영자 골목길 밝히고 선 외등 하나 철야하는 수도승 눈내려 쌓이는 하얀 밤길에 기도할 줄 모르는 나는 서럽구나 출처: 2010 <PEN문학> 5.6월호 [약력] - 허영자 -<현대문학>으로 등단 - 숙명문학상 수상 - 시집 <가슴엔 듯 눈엔 듯> .. 문예지발표작 2010.05.11
終言 / 장무령 사진<귀농사모>님의 카페에서 終言 / 장무령 내 목을 잘라 내가 자른 목들을 대신하라 내가 달리던 땅의 피와 분노로 내 수급의 너머 영광을 破碎하라 내 영광을 지운 뒤편 비로소 내가 갔으나 가지 못한, 흐르는 물 흐르는 바람을 타고 흐르지 않는 곳 말의 안장을 내리고 천천히 고여 있는 곳 하.. 문예지발표작 2010.05.10
어떤 나무의 분노 / 법정 스님 사진<부산 성남초등학교18회동기회>님의 카페에서 어떤 나무의 분노 / 법정 스님 보라! 내 이 상처투성이의 얼굴을. 그저 늙기도 서럽다는데 내 얼굴엔 어찌하여 빈틈없이 칼자국뿐인가. 내게 죄라면 무더운 여름날 서늘한 그늘을 대지에 내리고 더러는 바람과 더불어 덧없는 세월을 노래한 그 죄.. 문예지발표작 2010.05.04
내 그림자는 / 법정法頂 사진<다사동크럽>님의 카페에서 내 그림자는 / 법정法頂 너를 돌아다보면 울컥, 목이 매이더라 잎이 지는 해 질 녘 귀로에서는-. 앉을 자리가 마당치 않아 늘 서성거리는 서투른 서투른 나그네. '피곤하지 않니?' '아아니 괜찮아-' 하지만 21번 합승과 4번 버스 안에서 너는 곧잘 조을고 있더라 철가.. 문예지발표작 2010.04.23
민간인 / 김종삼 사진<가톨릭성음악>님의 카페에서 민간인 / 김종삼 1947년 봄 심야 황해도 해주의 바다 이남괴 이북의 경계선 용당포 사공은 조심조심 노를 저어가고 있었다 울음을 터뜨린 한 영아를 삼킨 곳 스무 몇 해 지나서도 누구도 그 수심을 모른다 출처 : 조선일보 2010. 4. 16(금)일자, A34면 [감상] 남과 북의 .. 문예지발표작 2010.04.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