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눈, 동백 / 송찬호 사진<좋은예감>님의 플래닛에서 붉은 눈, 동백 / 송찬호 어쩌자고 저 사람들 배를 끌고 산으로 갈까요 홍어는 썩고 썩어 술은 벌써 동이 났는데 짜디짠 소금 가마를 싣고 벌거숭이 갯망둥이를 데리고 어쩌자고 저 사람들 거친 풀과 나무로 길을 엮으며 산으로 산으로 들까요 어느 바닷가, 꽃 이름.. 문예지발표작 2007.07.05
바람의 동거인 / 김경선 사진<가물찌공방(발사목 떡밥찌)>님의 카페에서 바람의 동거인 / 김경선 낙원 떡집 옥상엔 한 장의 계약서도 없이 바람과 동거하는 사내가 있네 문틈으로 밀린 세금고지서가 빗물처럼 스며들고 슬픔이 찰랑거리며 받쳐놓은 고무다라이를 넘치곤 하네 마지막 남은 오천 원으로 복권을 사들고 어젯.. 문예지발표작 2007.07.05
올챙이 / 문 성 해 사진<땅돌이네>카페에서 올챙이 / 문 성 해 오래된 연못 속에 올챙이들이 가득하다 버둥거리는 네 다리가 나오느라 막대기 같던 꼬리들이 잘록해져간다 앞으로 태어날 울음들이 태풍전야같이 고요하다 울음을 내 뱉기 전 저 몸은 고요한 공명통인데 소리가 빠져나갈 틈 하나 없이 완벽한 살주머.. 문예지발표작 2007.06.20
머리끄락 / 마경덕 사진<어둠 속에 갇힌 불꽃 정중규>님의 카페에서 머리끄락 / 마경덕 그렁께 니 아부지, 아부지가… 아녀, 그만 들어가 딸깍 전화는 끊겼다. 또 꿈에 아버지를 보신 게지, 나는 잠깐 혼자 남겨진 엄마를 생각했고 TV에서 흘러나오는 노래를 따라 부르며 설거지를 마쳤다. 그렁께 그 머시냐, 머리끄락.. 문예지발표작 2007.06.20
13분에서 14분 사이의 권태 / 최동호 사진에서 13분에서 14분 사이의 권태 / 최동호 9시 13분이다 잠시 딴 생각을 하는 동안 분침이 14분에 정박했다 1분 동안 내가 떠내려온 것이다 시간과 시간 사이 내가 표류한다 1분 후의 세상은 1분 전 세상에 비해 1분만큼 낯설다 먼저 1분이 나중 1분에게 밀리는 사이 1분전의 내가 1분 후의 나에게 쫓겨.. 문예지발표작 2007.05.14
마흔 번의 낮과 밤 / 권혁웅 사진<패션디바 ─☆ 각종 패션 정보>님의 카페에서 마흔 번의 낮과 밤 / 권혁웅 불혹은 일종의 부록이거나 부록의 일종이다 몸 여기저기 긴 절취선이 나 있다 꼬리를 떼어낸 자국이다 아무도 따라 흔드리지 않았으므로 몸은 크게 벌린 입처럼 둥글다 제 자신을 다 집어 넣 을 때까지 점점 커질 것.. 문예지발표작 2007.05.13
혁명을 추억함---쓸쓸한 詩論 / 우대식 사진<Real Picture>님의 블로그에서 혁명을 추억함---쓸쓸한 詩論 / 우대식 혁명이라는 말 속에는 강물 소리가 난다 이역만리 걸어가는 발자국 소리가 난다 죽은 체게바라의 푸른 발은 혁명 이후의 혁명이다 젖은 군화 그리고 천식 정글을 달린다 숨이 차다 계속 달린다 달린다는 것은 생명을 이어가.. 문예지발표작 2007.05.11
공화국의 모든 길은 / 김선우 사진<횡성조씨일가>님의 카페에서 공화국의 모든 길은 / 김선우 대관령 관통고속도로 생긴후 돌개바람 심해지고 안개가 자주 낀다 아침 저녁 안개의 점령지를 뚫고 헤드라이트 군단이 달려 간다 안개는 도처에서 몰려오고 어디든 가는 무적이지만 대관령에 이르러 슬픔을 알게 되었다, 누군가 구.. 문예지발표작 2007.05.11
「맡겨둔 것이 많다」/ 정진규/ 《시작》 2004년 봄호 사진<행운의 여신>님의 블래닛에서 맡겨둔 것이 많다 / 정진규 세탁소에 맡겨 두고 찾지 못한 옷들이 꽤 여러 벌 된다 잊고 있다가 분실하 고 말았다 스스로 떠나기도 했다 지금은 누구 몸을 입히고 열심히 낡아가고 있을까 내 길이 아닌 남의 길 어디쯤을 어떻게 천연덕스럽게 나다니고 있을 까 .. 문예지발표작 2007.05.05
도장골 시편-넝클의 힘 / 김신용 사진<.......>님의 블로그에서 미당·황순원문학상 최종 후보작 지상중계 날품·노숙 30여 년 `지게꾼 시인` 생명 있는 미물들의 자존심 노래 여섯 달쯤 전, 시인은 도장골에서 나왔다. 충북 충주시 신리면, 개복숭아 숲에 둘러싸여 도장골이라 불리는 산골에서 시인은 한 해를 꼬박 살았다. 산골짜.. 문예지발표작 2007.05.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