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상 / 천상병 사진<천수천안관세보음살>님의 카페에서 空想 / 천상병(마산 중학교 5학년 때에 『죽순』제11집(7월호)에 발표) 기어이 스며드는것 絶璧 위에서 아슬한 絶璧 위에서 아! 저 花園입니다 저 處女입니다 ---붉고 푸르고 누런 내 마음의 마차여 오늘은 또 어드메로 소리 없이 나를 끌고 가는가 -----「空.. 문예지발표작 2007.09.19
생강나무 / 문성해 사진<아름다운삼각산>님의 블로그에서 생강나무 / 문성해 생강나무꽃은 꼭 산수유꽃처럼 생겼다 무슨 긴한 것을 나누듯 작고 노란 꽃잎들이 에둘러 앉은 모양새가 꼭 같다 생강나무가 산수유가 아님은 나뭇가지를 분질러보면 안다 부러진 부위에서 싸하게 번지는 생강 내음 가지를 분지르면 노.. 문예지발표작 2007.09.19
청동거울 / 윤동주 사진<다음미디어뉴스>에서 청동거울 / 윤동주 파란 녹이 낀 구리거울 속에 내 얼골이 남아 있는 것은 어느 왕조의 욕된 유물이기에 이다지도 욕될까 나는 나의 참회의 글을 한줄에 줄이자 一滿二十四年一個月을 무슨 기쁨을 바라 살아왔든가 내일이나 모레나 그 어느 즐거운 날에 나는 또 한 줄의.. 문예지발표작 2007.09.11
토르소 / 이수명 사진< http://cafe174.daum.net/_c21_/home?grpid=rxN5>님의 카페에서 토르소 / 이수명 비가 그쳤다. 비가 그친 후에야 비를 목격했다. 비가 더 이상 자라지 않게 되었을 때에 나는 너를 채우고 있었다. 솜뭉치로 너를 메우고 있었다. 나는 너의 육체를 결성하고 너를 정지 시켰다. 몸이 되기 위해 너는 감각을 버.. 문예지발표작 2007.09.05
구부러진 것들 / 박해람 사진<추억의 복분자>님의 블로그에서 구부러진 것들 / 박해람 오후가 되면 저녁이 내쪽으로 휘어져 온다 바람이 펴지듯 내게 불어오고 나무들은 빈 길을 흔들어 구부리고 있다 가령. 차 열쇠를 하수구에 빠트리고 주변의 구부러진 것들을 찾을 때가 있다 녹슨 철사를 들고 몸을 구부리는 일 차 열.. 문예지발표작 2007.09.05
저녁의 동화 / 김경주 사진<구슬>님의 플래닛에서 저녁의 동화 / 김경주 - 구멍- 죽은 나무의 구멍 속에도 저녁은 찾아온다 그 저녁에 닿기 위해 나는 나무의 구멍을 빚어 만든 당신의 오래된 기타를 생각한다 당신의 기타 속엔 오래된 강물이 고여 있고 홀어떼가 흘러다니다 아직 만들어지지 않는 노래 안에 살고 있는 .. 문예지발표작 2007.09.05
죽음의 식사 / 이수명 사진<포동하우스>님의 블로그에서 죽음의 식사 / 이수명 그가 와서 테이블에 앉을 때 나는 사라진다. 나는 나타난다. 나는 나에게 밀려난다. 그는 테이블 위에 그를 내려놓는다. 그는 주머니 속 손을 내려 놓는다. 그는 두 눈을 내려 놓는다. 그는 식사를 한다. 그는 미동도 하지 않는다. 그는 눈 먼 .. 문예지발표작 2007.09.05
늘어나는 반복, 꿈의 여운에 쫓기듯 / 박상순 사진<♥I'm looking for the love♥>님의 플래닛에서 늘어나는 반복, 꿈의 여운에 쫓기듯 / 박상순 집 한 채가 무너진다. 겨울이 온다고 누군가가 중얼거린다. 그래도 집 한 채가 무너진다. 겨울이 온다고 누군가가 알려준다. 그래도 집이 무너진다. 이제는 누군가 화를 낸다. 그래도 무너진다 겨울이 온다.. 문예지발표작 2007.09.05
둥근발작 / 조말선 사진<호암지>님의 플래닛에서 둥근발작 / 조말선 사과 묘목을 심기 전에 굵은 철사줄과 말뚝으로 분위기를 장악하십시오 흰 사과꽃이 흩날리는 자유와 억압의 이중구조 안에서 신경증적인 열매가 맺힐 것입니다 곁가지가 뻗으면 반드시 철사줄에 동여매세요 자기성향에 굳어지기 전에 굴종을 주.. 문예지발표작 2007.09.05
왜가리는 왜 몸이 가벼운가 / 이나명 사진<한 한톨>님의 카페에서 왜가리는 왜 몸이 가벼운가 / 이나명 왜가리가 물 속에 두 다리를 담그고 멍청히 서 있다 냇물이 두 다리를 뎅강 베어가는 줄도 모르고 왜가리가 빤히 두 눈을 물 속에 꽂는다 냇물이 두 눈알을 몽창 빼가는 줄도 모르고 왜가리가 첨벙 냇물 속에 긴 주둥이를 박는다 냇.. 문예지발표작 2007.08.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