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평짜리 내 방 / 이귀영 사진<영등포쪽방사람들>님의 카페에서 두 평짜리 내 방 / 이귀영 제1의 벽에 앉아 제2의 벽을 바라보고 제3의 벽 등지고 제4의 벽 오른쪽 귀 곁에 제5의 벽 왼쪽 어깨에 기대어 제6의 벽 멀거니 허당을 이고 있다 제7의 벽 벽 속의 벽 종일 삐걱대는 소리 제8의 벽 창살 사이로 기웃거리는 나뭇잎들 제.. 문예지발표작 2007.11.14
그릇 / 오세영 사진<사금파리 한조각>님의 블로그에서 그릇 / 오세영 깨진 그릇은 칼날이 된다 절제와 균형의 중심에서 빗나간 힘, 부서진 원은 모를 세우고 이성(理性)의 차가운 눈을 뜨게 한다. 맹목(盲目)의 사랑을 노리는 사금파리여. 지금 나는 맨발이다. 베어지기를 기다리는 살이다. 상처 깊숙이서 성숙하.. 문예지발표작 2007.11.14
사랑의 방식 / 오세영 사진<편안한 시간 보내다 가세요~사진가>님의 플래닛에서 사랑의 방식 / 오세영 얼릴 수만 있다면 불은 아마도 꽃이 될 것이다. 끓어오르는 불길을 싸늘하게 얼리는 튜립, 불은 가슴으로 사랑하지만 얼음은 눈빛으로 사랑한다 어찌할꺼나 슬프도록 화려한 이 봄날에 나는 열병에 걸렸어라. 추위에.. 문예지발표작 2007.11.14
나이테 / 이태관<시와세계>2007년 봄호 사진<통나무 사랑과 공예>님의 카페에서 나이테 / 이태관 푸르다는 것이 얼마나 힘에 겨운 일이냐는 듯 시름에 잠긴 나무의 허리를 입산금지의 철망이 옥죄고 있다 새 하나 깃들지 않은 갈색의 모발 사이 외로운 양치기의 피리소리로 바람이 운다 나무의 호흡이 거칠다 나무는 상처를 안으로 갈무.. 문예지발표작 2007.11.07
로사Rosa이야기 / 최동문 사진<성화사랑>님의 블로그에서 로사Rosa* 이야기 / 최동문 벽에 걸린 십자고상 십자고상이 피 흘리는 외과 F동을 빠져나온 3교대 나이트에 발등이 부었네요 기적은 잠을 잤어요 내 벨벳 치마를 수놓은 흑장미는 출근하는 저녁마다 한 잎씩 묽어졌어요 기적은 첫 허물을 벗었어요 나는 나이팅게일.. 문예지발표작 2007.11.03
들국화 / 목필균 사진<칠보중28회>님의 카페에서 들국화 / 목필균 발끝에는 네가 두고 간 기억들이 그림자 밟기를 하고 있어 너를 보내고 아품을 먹고 자란 그리움이 찬이슬에 목을 축이며 보라색 꽃잎으로 떠올랐지 아마, 너는 지금쯤 네 눈물을 보고 있을거야 <약력> 1995년 「문학21」로 등단 시집 『거울보기.. 문예지발표작 2007.11.03
아프로디테의 방 / 하두자 사진<성화 사랑>님의 블로그에서 아프로디테*의 방 / 하두자 방이 있어요 분홍빛 손톱이 옹알이를 하는 방에는 풍선이 매달려 있어요 부푼 얼굴이 따끔거리기도 하네요 메뉴판에 걸려 있는 생크림이 옹알이해요 냉장고에서 불빛을 물고 아가씨들이 걸어 나와요 식탁 그득하게 립스틱이 자라고 있.. 문예지발표작 2007.10.27
밤의 디스크 쇼 / 정석원 사진<차와 음악 그리고>님의 카페에서 밤의 디스크 쇼 / 정석원 라디오 界의 인간은 싱글싱글. 희망곡은 Wonderful Tonight. 그대에게 나는 신청될 거예여. 오늘밤 사랑 받을 수 있다면. 어둠 속에서 깜박거리는 불빛. 환한 침묵. 라디오는 우리에게 희망. 라디오는 우리에게 목요일 밤의 미팅 가내수공.. 문예지발표작 2007.10.27
감옥 / 김언 사진<Time Box>님의 블로그에서 감옥 / 김언 내가 덥다고 말하자 그는 문을 열었다. 내가 춥다고 말하자 그는 문을 꼭꼭 닫았다. 내가 감옥이라고 말하자 그는 꼼짝 말고 서 있었다. 2더하기 2는 네 명이었다. 남아도는 것은 꼭 필요한 것이었다. 내가 유죄라고 말하자 그는 포승줄에 묶였고 내가 해방.. 문예지발표작 2007.09.21
아침의 시작 / 강정 사진<황제>님의 플래닛에서 아침의 시작 / 강정 어젯밤엔 집으로 돌아가던 나의 그림자가 죽었다 문지방 앞에서 흘러내린 어둠엔 꽃냄새가 가득했다 달의 뒤편으로 추락하던 지구가 새로운 별을 임신했다 창가에 남아있던 냉기가 시간의 한틈을 쪼개었다 문득 별이 터지니 죽은 내 얼굴이 해바라.. 문예지발표작 2007.09.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