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차와 음악 그리고>님의 카페에서
밤의 디스크 쇼 / 정석원
라디오 界의 인간은 싱글싱글.
희망곡은 Wonderful Tonight.
그대에게 나는 신청될 거예여. 오늘밤
사랑 받을 수 있다면. 어둠 속에서
깜박거리는 불빛. 환한 침묵.
라디오는 우리에게 희망.
라디오는 우리에게 목요일 밤의 미팅
가내수공업자의 동지.
라디오 계에서 나는 무한한 진동.
흰 이마를 번득이는 파도처럼.
라디오 속으로 한 잎 사연을.
고여 있는 우리의 슬품. 물잠자리처럼
라디오가 지지거리네. 지금
비누방울처럼 소리가 퍼져요.
벌어질 모든 일이 라디오 속에.
눈꺼풀, 눈꺼풀, 라디오의 전원, 딸깍딸깍.
라디오는 저 먼 여인숙의 속삭이는 불빛처럼.
라디오는 기관총처럼 우리를 우그러뜨리네.
다음은 나미의 영원한 친구.
우리는 자동적으로 잡음이에요.
오늘밤. 깊고 깊은 밤.
2007년<시와 시학> 여름호
'문예지발표작' 카테고리의 다른 글
들국화 / 목필균 (0) | 2007.11.03 |
---|---|
아프로디테의 방 / 하두자 (0) | 2007.10.27 |
감옥 / 김언 (0) | 2007.09.21 |
아침의 시작 / 강정 (0) | 2007.09.21 |
공상 / 천상병 (0) | 2007.09.1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