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예지발표작

감옥 / 김언

자크라캉 2007. 9. 21. 16:22

                                

 

                                  사진<Time Box>

 

/ 김언

 

내가 덥다고 말하자 그는 문을 열었다.

내가 춥다고 말하자 그는 문을 꼭꼭 닫았다.

내가 감옥이라고 말하자 그는 꼼짝 말고 서 있었다.

 

2더하기 2는 네 명이었다. 남아도는 것은 꼭 필요한 것이었다.

내가 유죄라고 말하자 그는 포승줄에 묶였고

내가 해방이라고 말하자 그는 머리디를 묶고 앞으로 나아갔다.

그는 꼼짝말고 서 있었다. 버스 안에서

 

이제 그만 내릴 때라고 말하자 그는 두 발을 땅에서 띄었다.

내가 명령이라고 말하자 그는 망령처럼 일어서서 나갔다. 누군가의 입에서.

 

 

2007년<현대시학>4월호

 

<시인약력>

김언

-1973년 부산 출생

-1998년 『시와 사상』으로 등단

-시집 『숨쉬는무덤』, 『거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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