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Time Box>
감옥 / 김언
내가 덥다고 말하자 그는 문을 열었다.
내가 춥다고 말하자 그는 문을 꼭꼭 닫았다.
내가 감옥이라고 말하자 그는 꼼짝 말고 서 있었다.
2더하기 2는 네 명이었다. 남아도는 것은 꼭 필요한 것이었다.
내가 유죄라고 말하자 그는 포승줄에 묶였고
내가 해방이라고 말하자 그는 머리디를 묶고 앞으로 나아갔다.
그는 꼼짝말고 서 있었다. 버스 안에서
이제 그만 내릴 때라고 말하자 그는 두 발을 땅에서 띄었다.
내가 명령이라고 말하자 그는 망령처럼 일어서서 나갔다. 누군가의 입에서.
2007년<현대시학>4월호
<시인약력>
김언
-1973년 부산 출생
-1998년 『시와 사상』으로 등단
-시집 『숨쉬는무덤』, 『거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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