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황제>님의 플래닛에서
아침의 시작 / 강정
어젯밤엔 집으로 돌아가던 나의 그림자가 죽었다
문지방 앞에서 흘러내린 어둠엔 꽃냄새가 가득했다
달의 뒤편으로 추락하던 지구가 새로운 별을 임신했다
창가에 남아있던 냉기가 시간의 한틈을 쪼개었다
문득 별이 터지니 죽은 내 얼굴이 해바라기처럼 웃었다
십년 전의 벚꽃들이 폭약처럼 터졌다
이제 나는 슬프지 않을거야, 라고 노래 부르며
한 아이가 문 밖으로 자전거를 끌고 나갔다
낡고 메마른 굴렁쇠가 수평선 바깥으로 가라앉고 있었다
2007년<현대시학> 4월호
<시인 약력>
강 정
-1971년 부산출생
-1992년 <현대시세계>로 등단
-시집:『처형극장』, 『들려주려니 말이라 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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