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 一家 / 김태형 사진<철도사진여행운영자 자료실>님의 카페에서 창구름 一家 / 김태영 창가에 짓널어두었던 속옷을 걷으러 갔다 눈썹에 물든 노을은 간데없고 빨랫줄에 흰 구름만 달려 있다 대신 한 아름 구름을 들고 왔다 뒤엉킨 팔과 다리를 풀어 장롱에 개어 넣고 나니 그제야 바닥에 이맛머리 맑은 개울이 흐.. 문예지발표작 2008.04.17
청파동을 기억하는가 / 최승자 사진<울진군 기성중13회(1985년)>님의 카페에서 청파동을 기억하는가 / 최승자 겨울 동안 너는 다정했었다. 눈의 흰 손이 우리의 잠을 어루만지고 우리가 꽃잎처럼 포개져 따뜻한 땅속을 떠돌 동안엔 봄이 오고 너는 갔다. 라일락꽃이 귀신처럼 피어나고 먼 곳에서도 너는 웃지 않았다. 자주 너의 눈.. 문예지발표작 2008.04.17
간격 / 안도현 사진<부자들의 재테크 투자모임>님의 카페에서-1958년 뚝섬 간격 / 안도현 숲을 멀리서 바라보고 있을 때는 몰랐다. 나무와 나무가 모여 어깨와 어깨를 대고 숲을 이루는 줄 알았다. 나무와 나무 사이 넓거나 좁은 간격이 있다는 걸 생각하지 못했다. 벌어질 대로 최대한 벌어진, 한데 붙으면 도저히.. 문예지발표작 2008.04.17
[ 애송시 100편-제78편]일찌기 나는 / 최승자 ▲ 일러스트 잠산 [현대시 100년…시인 100명이 추천한 애송시 100편-제78편] 일찌기 나는 / 최승자 일찌기 나는 아무 것도 아니었다. 마른 빵에 핀 곰팡이 벽에다 누고 또 눈 지린 오줌 자국 아직도 구더기에 뒤덮인 천년 전에 죽은 시체. 아무 부모도 나를 키워 주지 않았다 쥐구멍에서 잠들고 벼룩의 간.. 문예지발표작 2008.04.10
[애송시 100편 - 제 77편] 국토서시(國土序詩) / 조 태 일 ▲ 일러스트 권신아 [애송시 100편 - 제 77편] 국토서시(國土序詩) / 조 태 일 발바닥이 다 닳아 새 살이 돋도록 우리는 우리의 땅을 밟을 수밖에 없는 일이다. 숨결이 다 타올라 새 숨결이 열리도록 우리는 우리의 하늘 밑을 서성일 수밖에 없는 일이다. 야윈 팔다리일망정 한껏 휘저어 슬픔도 기쁨도 한.. 문예지발표작 2008.04.08
캘리포니아 드림 / 김성수 사진<샌님>님의 블로그에서 [월간 「스토리문학관」 2007. 9월호] 캘리포니아 드림 / 김성수 반지하 봉제공장으로 맥풀린 햇빛이 스멀거리고 애벌레 마냥 미싱에 코를 박고 드르륵 가래를 뱉지 못한 오후가 답답하다 에미 옆에 앉아 도화지에다 데칼코마니 나비를 만들던 아이도 졸고 천 위에도 나.. 문예지발표작 2008.03.19
구름 一家 / 김태형 사진<www. myseo.kr>님의 블로그에서 《리토피아》 2008년. 봄호 구름 一家 / 김태형 창가에 짓널어두었던 속옷을 걷으러 갔다 눈썹에 물든 노을은 간데없고 빨랫줄에 흰 구름만 달려 있다 대신 한 아름 구름을 들고 왔다 뒤엉킨 팔과 다리를 풀어 장롱에 개어 넣고 나니 그제야 바닥에 이맛머리 맑은 .. 문예지발표작 2008.03.19
[계간시향 2008년. 신춘(29호)/현대시 50선][045]주홍거미/심은섭 사진<해당화의 POTO갤러리>님의 블로그에서 [계간시향 2008년. 신춘(29호)/현대시 50선] [045] 주홍거미 / 심은섭 산 13번지 2부 능선에 주소를 둔 목수는 손질을 끝낸 어망을 허공으로 던진다 하늘이 마름모꼴로 깨진다 하늘 밑에서 초병의 눈초리로 음모를 끝낸 목수 화려한 외출을 하던 하루살이의 몸.. 문예지발표작 2008.03.13
겨울밤 / 신경림 겨울밤 / 신경림 우리는 협동조합 방앗간 뒷방에 모여 묵내기 화투를 치고 내일은 장날, 장꾼들은 왁자지껄 주막집 뜰에서 눈을 턴다. 들과 산은 온통 새하얗구나, 눈은 펑펑 쏟아지는데 쌀값 비료값 얘기가 나오고 선생이 된 면장 딸 얘기가 나오고 서울로 식모살이 간 분이는 아기를 뱄다더라. 어떡.. 문예지발표작 2008.02.19
[2004 계간 <시작> 신인상 당선작]밥상 위의 명태 한 마리/이영옥 사진,좋아하는사람들의 여행이야기>님의 카페에서 [2004 계간 <시작> 신인상 당선작] 밥상 위의 명태 한 마리 / 이영옥 그는 침침한 백열등 밑에서 저녁을 먹는다 굳어버린 혓바닥으로 감지할 수 있는 것은 죽음뿐이다 밥상이 곤두박질 칠 때마다 늙은 아내는 깨진 것들을 천천히 쓸어 모았다 그.. 문예지발표작 2008.01.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