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울음 / 서안나 사진<가시아포토클럽>님의 카페에서 어떤 울음 / 서안나 마른, 밥, 알을 입에 문 여자가, 204호에서, 죽은 쌀벌레처럼 웅크린 채, 발견, 되었다, 죽음의 내, 외부가 공개되었다, 쌀도, 가족도, 유서도, 없었다, 죽음의, 원, 인과 결, 과만 남았다, 수사기록에는 그녀의 몸에서, 감춰 두었던 울음이, 벌레.. 문예지발표작 2008.08.22
마흔 번의 낮과 밤 / 권혁웅 사진 <음악이 좋아서>님의 블로그에서 마흔 번의 낮과 밤 / 권혁웅 불혹은 일종의 부록이거나 부록의 일종이다 몸 여기저기 긴 절취선이 나 있다 꼬리를 떼 어낸 자국이다 아무도 따라 흔들리지 않았 으므로 몸은 크게벌린 입처럼 둥글다 제 자 신을 다 집어 넣을 때까지 점점 커질 것이다 저녁은 .. 문예지발표작 2008.07.31
고독의 形式 / 김륭 사진<안산거북이 산악회>님들의 카페에서 고독의 形式 / 김륭 미아삼거리 허름한 여관 세면대에서 양말을 빨았죠 팬티도 아니고 양말을 빠는데 거참, 물이 사람을 물고기로 봤는지 구중꾸중 꾸짖는 소리, 목 늘어난 넌닝구처럼 마구 쥐어짜는 물소리 한번 참 몰상식하데요 집나간 마누라행세를 .. 문예지발표작 2008.07.08
달의 뒤편/고 경 숙 사진<구름과 강>님의 블로그에서 달의 뒤편/고 경 숙 젖은 빨래를 탁탁 털어널고 들어간 아내에게 방망이로 흠뻑 두들겨 맞은 날은 일수도장을 찍은 것처럼 후련하다 빨랫대가 그나마 중심을 잡아주었기 망정이지 하마터면 접어진 허리며 정강이가 부러질 뻔 했다 용케도 죽지 않고 정신을 차려 .. 문예지발표작 2008.07.08
식욕 / 박찬혁 사진<김포 들꽃풍경>님의 카페에서 식욕 / 박찬혁 살육으로 채워진 맹수의 울음은 자연을 움츠리게 하고 벌레들로 채워진 새들의 울음은 자연의 심신을 맑게 하며 五慾으로 채워진 인간의 입은 변화무쌍하여 자연이 때론 귀를 막지만 이슬로만 채워진 풀잎 위의 달팽이는 그저 고요하다. <시와 .. 문예지발표작 2008.06.19
밥 / 차혜옥 사진<닥터 우리들>님의 카페에서 밥 / 차혜옥 6·25전쟁이 터진 가을 12살 오빠는 시골 큰아버지 집 더부살이였는데 끼니때마다 큰아버지가 밥 많이 먹는다고 소리쳐 무릎이 곪고 부은 발로 낙엽을 밟으며 사라졌다. 친척들 집에 자식들을 나누어 맡기고 며칠마다 둘러보던 어머니가 오빠를 찾아 .. 문예지발표작 2008.06.19
새의 얼굴 / 이민하 사진<시인처럼>님의 블로그에서 [2008년 문예지게재우수작품 1차(4/4분기) 시 부문 선정작] 새의 얼굴 / 이민하 날개를 저을 때와 날개를 접을 때 새는 어떤 표정일까 날개는 새를 소유한다 타이머가 날개를 소유하듯이 누구나 태어난 채로 오늘은 나의 생일이 아니다 축하해 다오 문 앞에 사탕처럼 .. 문예지발표작 2008.05.20
고독의 形式 / 김 륭 사진<마음이 따스한 의성영진06>님의 카페에서 고독의 形式 / 김 륭 미아삼거리 허름한 여관 세면대에서 양말을 빨았죠 팬티도 아니고 양말을 빠는데 거참, 물이 사람을 물고기로 봤는지 구중꾸중 꾸짖는 소리, 목 늘어난 넌닝구처럼 마구 쥐어짜는 물소리 한번 참 몰상식하데요 집나간 마누라행.. 문예지발표작 2008.04.20
이탈 / 박서영 사진<자파리세상>님의 블로그에서 이탈 / 박서영 누가 제 몸의 서랍을 열어 탁탁 털어낸다 꽃들이 쏟아진다 흉부에 찍힌 칼무늬 상처를 꽃잎이라 부르고 싶은 저녁 무덤 속에서 제비꽃 같은 별들이 달아나고 있다 복사꽃 같은 달은 이미 멀리 떠난 모양 나는 무서워서 봄밤에도 멀리 떠나지 못한.. 문예지발표작 2008.04.20
초콜릿 / 김 휴 사진<스킨 스토어>님의 카페에서 초콜릿 / 김 휴 뼈도 없지만 나이테 같은 결도 희미하다는 것, 그 결이 수분 같아서 쉽게 증발 한다는 것, 결국 한쪽으로 편향된 애증덩어리라는 것, 내 누드는 어두워서 아프리카를 떠올린다는 것, 섹스보다 기아에 가깝다는 것, 교감도 없이 너무 빨리 밀착한다는.. 문예지발표작 2008.04.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