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철도사진여행운영자 자료실>님의 카페에서
창구름 一家 / 김태영
눈썹에 물든 노을은 간데없고 빨랫줄에 흰 구름만 달려 있다
대신 한 아름 구름을 들고 왔다
뒤엉킨 팔과 다리를 풀어 장롱에 개어 넣고 나니
그제야 바닥에 이맛머리 맑은 개울이 흐른다
잘 마른 구름이 밤마다 비를 내릴 줄은 몰랐다
가끔씩 구름이 발밑까지 내려왔다
새벽마다 오줌 싸는 아이가 몰래 새 구름을 갈아입는다
아침마다 햇빛 속에서 둥둥 떠다니는 아이들
내 아름에도 벅찬 구름이 두 팔에 매달린다
구름이 이렇게 무거웠다니
젖은 구름을 바람에 내어다 말리는 동안
구름발치 흘러만 갔던 것들이 똑 똑 물방울을 떨어뜨린다
내 손바닥이 들마루쯤 내려앉던 햇살을 받아 젖어 있다
《리토피아》 2008년. 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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