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 / 김재혁 사진<주신희>님의 플래닛에서 아내 / 김재혁 진달래 장난질 치며 놀다간 자리에 철쭉이 요염한 자태로 생을 만끽하는 그때 하얀 표지의 문학작품처럼 감동으로 다가왔던 그녀, 내 인생의 서툰 책 사이에 책갈피로 살짝 들어와 앉아, 젊은 시절 내 그토록 해석하고 비평하려고 애썼던 작품 하나, 이.. 문예지발표작 2007.08.22
구름과 신림고 사이 / 박경신 사진<사랑>님의 플래닛에서 구름과 신림고 사이 / 박경신 호들갑스러운 플라타너스는 서둘러 낙엽을 내던집니다 초고속 인터넷 케이블 끝에 초록 운동화를 걸어둡니다 회색 구름은 입 안 가득 하늘을 집어 삼킵니다 그늘 한 조각 아파트 옥상위로 떨어집니다 검들이 보도 불럭을 하나씩 들어 올.. 문예지발표작 2007.07.30
글러브를 주세요 / 마경덕 사진<한국종자나눔회>님의 카페에서 글러브를 주세요 / 마경덕 그의 꿈은 야구선수, 글러브를 끼고 흙 밭을 굴렀다. 이만수, 이승엽이 되고 싶었다. 여전히 야구장을 맴 도는 남자. 눈만 뜨면 글러브를 차에 싣고 야구장으로 달려간다. 만루 홈런을 꿈꾸며 수십년을 바닥에서 굴렀다. 객석으로 공.. 문예지발표작 2007.07.26
끝 / 서화성 사진<sansedo>님의 블로그에서 끝, / 서화성 그리움은 중독이다 양파껍질을 벗기듯 눈물을 펑펑 쏟아내는 그것은, 시골 된장국처럼 오랫동안 다릴수록 입맛이 쓰며 질근질근 씹어 단물 채 빨아버 린 칠기*처럼 아련하다 어느 추운 겨울, 세월의 모퉁이에 쪼그려 앉아 갓 캐 낸 봄나물 한단에 천원이.. 문예지발표작 2007.07.25
템플 트리 / 홍은택 사진<http://archlhj30.blogi.co.kr/tt/62>님의 블로그에서 템플 트리 / 홍은택 제 몸의 중심이 폐허가 된 줄도 모르고 살아온 사내, 세상 떠나기 전 내게 시계 하나 남겼다 검은 가죽 줄에 검은 숫자판이 두 개인 손목시계,물끄러미 들여다 본다 숫자판 하나는 분명 이승의 시간인데 도 하난 떠나 머무는 그.. 문예지발표작 2007.07.25
미분微分-편지 / 정재학 사진<★65년 친구들의 추억만들기★>님의 카페에서 미분微分-편지 / 정재학 검은 면사面紗를 걷어내자 우산을 쓴 뒷모습 이제 너무 늦었으니 눈만 몇 번 깜박여주고 가세요 자폭自爆과 절제節制, 그사이에서 정처없는 모음들 나는 어쩌면하고 싶은 말을 이미 다 해버렸어요 무늬가 증발한 하얀 기.. 문예지발표작 2007.07.25
미분微分 - 음악 / 정재학 사진<대구산우리산학회>님의 카페에서 미분 微分- 음악 / 정재학 내가 미쳐있던 건 바람이 아니라 바람 소리였으니 어디로든 가자 음표음표는 곳곳에 있지만 부딪히는 것만이 소리를 낸다 2007년<시와 세계> 여름호 <약력> 정재학 1996년 <작가세계>로 등단 문예지발표작 2007.07.25
천천히 와 / 정윤천 사진<미디어다음>포토 갤러리에서 천천히 와 / 정윤천 천천히 와 천천히 와 와, 뒤에서 한참이나 귀울림이 가시지 않는 천천히 와 상기도 어서 오라는 말, 천천히 와 호된 역설의 그 말, 천천히 와 오고 있는 사람을 위하여 기다리는 마음이 건네준 말 천천히와 오는 사람의 시간까지, 그가 견디고 .. 문예지발표작 2007.07.16
연꽃에 대한 관념 / 이화은 사진<산과 친구>님의 플래닛에서 연꽃에 대한 관념 / 이화은 진흙 판에서 살아남으려면 신발에 묻은 흙을 털어서는 안된다 스스로 진흙 속으로 걸어 들어가 한세상 흙탕에 뒹굴어야한다 쫙쫙 제 몸을 찢어발겨 꽃피어야한다 그놈의 씨를 받아 펑펑 그놈의 새끼를 낳아야 한다 그리고 거기 뼈를 묻.. 문예지발표작 2007.07.16
몸과 길 / 박진형 사진<배창호 감독 영화 「길」의 한 장면> 중에서 몸과 길 / 박진형 자루 속에서 한 사내가 길을 꺼낸다 헐렁한 몸 속에서 줄줄이 달려나오는 오방색 길 피범벅인 노을이 생뚱스런 얼굴을 하고 발바리 한 마리 데리고 느릿느릿 지나간다 다리가 짧은 발바리가 따라간 길을 한 여자가 기억해 낸다 .. 문예지발표작 2007.07.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