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적세우기 / 이위발 사진<今臣戰船商有十二>님의 플래닛에서 어느 모노드라마의 꿈』/ 이위발/<생각하는 시 8>, 백성출판 흔적 세우기 / 이위발 밤을 짜깁기하는 저녁 거미들이 작은 입자가 살아 쉼쉬는 일상적인 천정무늬까지 삼켜 버리면 도시는 잠들고 아파트의 창문은 총구되어 빛을 향해 사격을 가한다 빛이.. 시집 속 詩 2006.08.17
목격자 / 구석본 사진<미디어다음>에서 목격자 / 구석본 그가 나를 보았다고 한다 내가 홀로 중앙로를 걸어가는 것을 보았다고 한다 나는 내가 아니라고 했다 그곳을 걸어간 적이 없다고 했다 그러나 그는 끝내 내가 그곳을 틀림없이 걸어가는 것을 보았다고 한다 검은 옷을 입은 채 비를 맞으며 걷는 모습이 외로.. 시집 속 詩 2006.08.17
불찰에 관한 어떤 기록 / 여태천 사진<이제부터 너는 오는 봄을 죽여하>님의 블로그에서 불찰에 관한 어떤 기록 / 여태천 1 지하의 정거장들은 알 수 없는 노선을 따라 순식간에 피었다 졌다 길을 잘못 들었을 때 색은 길을 알려주었다 모든 노선이 색으로 정의된다는 사실을 처음 배운 것이다 레드, 화이트, 블루 열로우, 모든 색.. 시집 속 詩 2006.08.17
들소를 추억하다 / 조동범 사진<Photo by bury>님의 블로그에서 들소를 추억하다 / 조동범 골목길 귀퉁이에 자동차 한 대 버려져 있다 앙상하게 바람을 맞고 있는 자동차는 아직도 보아야 할 무엇이 남아 있는지 죽어서도 눈 감지 못하고 골목길 너머를 바라보고 있다 쓸쓸하게 죽음을 맞이한 초식동물처럼 뼈대만 앙상한 자동.. 시집 속 詩 2006.08.17
푸른 사막을 보고 오다 / 권현형 사진<바람처럼>님의 블로그에서 푸른 사막을 보고 오다 / 권현형 겨울 저녁 도둑고양이처럼 고향바다를 훔쳐보고 온 일 있다 눈길 따라 낙타를 타고 타박타박 푸른 사막을 지나간 일이 있다 누가 아직 떠나지 못하고 파도를 끌어안고 사는지 그 얼굴이 몹시 궁금했다 바닷가 노래방 바닷가 야식집.. 시집 속 詩 2006.08.17
몽대항 폐선 / 김영남 사진<고원이 오두막집>님의 블로그에서 몽대항 폐선 / 김영남 저기 졸고 있는 개펄의 폐선 한 척이 앞에 서 있는 여자 한 명을, 아니 그 옆의 친구들까지를 그립게 했다가 외롭게 했다가 한다. 그렇게 밀고 당기는 속성이 그 폐선 위에도 살고 있는 것인지 갈매기가 몇 마리 뜨니 더욱 그런다. 난 예.. 시집 속 詩 2006.08.17
농무農舞 / 신경림 사진<물안개>님의 블로그에서 농무 農舞 / 신경림 징이 울린다 막이 내렸다 오동나무에 전등이 매어달린 가설무대 구경꾼이 돌아가고 난 텅 빈 운동장 우리는 분이 얼룩진 얼굴로 학교 앞 소줏집에 몰려 술을 마신다 답답하고 고달프게 사는 것이 원통하다 꽹과리를 앞장 세워 장거리로 나서면 따.. 시집 속 詩 2006.08.16
늪은, / 박선희 사진<살며 사랑하며 배우며>님의 플래닛에서 늪은, 박선희 허공에 부려진 새들의 허다한 울음이 바닥으로 떨어져 자란 것이 늪이란 것을 …처음 알았다 썩어 문드러진 소리까지 결 삭여 질척이는 숨소리로 누덕누덕 시침질하고 있는 늪은, 애초에 조금 젖었을 거야 젖는 줄 모르고 젖었을 거야 고.. 시집 속 詩 2006.08.10
사랑은 / 이승희 사진<들꽃향기>님의 플래닛에서 사랑은 / 이승희 스며드는 거라잖아. 나무뿌리로, 잎사귀로, 그리하여 기진맥진 공기 중으로 흩어지는 마른 입맞춤. 그게 아니면 속으로만 꽃 피는 무화과처럼 당신 몸속으로 오래도록 저물어가는 일. 그것도 아니면 꽃잎 위에 새겨진 무늬를 따라 꽃잎의 아랫입술.. 시집 속 詩 2006.08.07
뼈아픈 직립 / 윤성학 사진<글록시니아>님의 플래닛에서 뼈아픈 직립 / 윤성학 허리뼈 하나가 하중을 비켜섰다 계단을 뛰어 내려가다가 후두둑 직립이 무너져내렸다 뼈를 맞췄다 삶의 벽돌이야 한장쯤 어긋ㄴ더라도 금세 다시 끼워 넣을 수 있는 것이었구나 유충처럼 꿈틀대며 갔던 길을 바로 서서 걸어 돌아왔다 온 .. 시집 속 詩 2006.07.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