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루비아1 / 이언빈 사진<네이버 포토앨범>에서 사루비아1 / 이언빈 한 낮 우체부가 떨구고 간 빈 葉書 비어있는 만큼 가슴에 풀고 간 그리움에 毒 이언빈 강원 강릉 사천 출생 강원대학교 국문학과 졸업 1976년 <心象>으로 등단 한국시인협회 회원 한국민족작가회의 회원 현재 교사로 재직 시집 속 詩 2006.05.23
경호원K / 고형렬 <밤 미시령/ 창비 2006년> 사진<즐겁게 즐기는 하루만들기>블래닛에서 경호원 K / 고형렬 30대 경호원은 늘 빠르고 간결하다 경호원의 철학은 '간결'이다 그의 걸음걸이는 늘 한쪽으로 기울었다 경호원 몸 속엔 권총이 있다 그 권총이 자신의 유일한 노리개다 잠자리에서 그는 작은 여자에게 검은 권총을 만져보라고 꺼내 보.. 시집 속 詩 2006.05.20
춘수 / 정끝별 사진<운항등>님의 블로그에서 춘수(春瘦) / 정끝별 마음에 종일 공테이프 돌아가는 소리 질끈 감은 두 눈썹에 남은 봄이 마른다 허리띠가 남아돈다 몸이 마르는 슬픔이다 사랑이다 길이 더 멀리 보인다 -시집『삼천갑자 복사빛』(민음사, 2005) ■ 해설 / 권두련 이 시를 읽으려면 우선 낮선 한자를 .. 시집 속 詩 2006.05.16
개 / 조동범 개 / 조동범 도로 위에 납작하게 누워 있는 개 한 마리. 터진 배를 펼쳐놓고도 개의 머리는 건너려고 했던 길의 저편을 향하고 있다. 붉게 걸린 신호등이 개의 눈동자에 담기는 평화로운 오후. 부풀어오른 개의 동공 위로 물결나비 한 마리 날아든다. 나비를 담은 개의 눈동자는 이승의 마지막 모퉁이를.. 시집 속 詩 2006.05.12
기차 / 김상미 사진<네이버>포토&#49350;에서 기차 / 김상미 사람들은 끊임없이 기차를 탄다 특급열차를 타고 보통열차를 타고 완행열차를 탄다 타는 역은 같아도 내리는 역은 제각각이다 순간적인 기쁨에 탐닉하는 자만이 아무역에서나 내리고 아무역에서나 탄다 내릴 곳이 없는 나는 언제나 특급열차를 탄다.. 시집 속 詩 2006.05.11
공갈빵을 먹고 싶다 / 이영식 사진<라일락>님의 블로그에서 공갈빵을 먹고 싶다 / 이영식 빵 굽는 여자가 있다 던져 놓은 알, 반죽이 깨어날 때까지 그녀의 눈빛은 산모처럼 따뜻하다 달아진 불판 위에 몸을 데운 빵 배불뚝이로 부풀고 속은 텅- 비었다 들어보셨나요? 공갈빵 몸 안에 장전 된 것이라곤 바람뿐인 바람의 질량만.. 시집 속 詩 2006.05.08
검은 바지의 밤 / 황병승 사진<다음 이미지>검색 검은 바지의 밤 / 황병승 호주머니를 잃어서 오늘밤은 모두 슬프다 광장으로 이어지는 계단은 모두 서른 두 개 나는 나의 아름다운 두 귀를 어디에 두었나 유리병 속에 갇힌 말벌의 리듬으로 입맞추던 시간들을. 오른 손이 왼쪽 겨드랑이를 긁는다 애정도 없이 모두 계단 속.. 시집 속 詩 2006.04.26
고진하 시인 <수탉>- 민음사 직박구리 고진하 어떤 시인이 꽃과 나무를 가꾸며 노니는 농원엘 갔었지요. 때마침, 천지를 환하게 물들이는 살구나무 꽃가지에 덩치 큰 직박구리 한 마리가 앉아 꽃 속의 꿀을 쪽쭉 빨아먹고 있었지요. 꼍에 있던 누군가 그걸 바라보다가, 꽃가지를 짓누르며 꿀을 빨마먹는 새가 잔인해 보인다며 훠어.. 시집 속 詩 2006.04.26
버들강아지 / 문정희 버들강아지 / 문정희 고승을 만나러 높은 산에 가지 마라 상에서 가장 낮은 산그늘 아래 새로 눈뜨는 햇살을 들추면 거기 은빛 머리 부드러운 고승들 무더기로 살고 있다 조만간 바위 암자처럼 곁에 두고 얼었던 상처 맑은 물로 풀어 편안한 뿌리 살랑살랑 마음으로 흔들며 솜털이 즐거운 .. 시집 속 詩 2006.04.24
푸른 게릴라 / 김금용 푸른 게릴라/ 김금용 긴급 뉴스 북한산을 조여온다는 긴급뉴스가 포복한 연녹색 게릴라들을 긴장시킨다 동면한 산등성이를 흔들어 독 오른 꽃봉오리 석달 열흘 잠복기간 내내 성희롱 당했다고 오늘은 팔백삼 미터 인수봉 고지까지 발포명령이 떨어지네 숨막히는 고요 계엄령선포도 모른 채 기지개 .. 시집 속 詩 2006.04.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