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 속 詩

흔적세우기 / 이위발

자크라캉 2006. 8. 17. 15:54

 

 

                          사진<今臣戰船商有十二>님의 플래닛에서

 

 

 

어느 모노드라마의 꿈』/ 이위발/<생각하는 시 8>, 백성출판


        적 세우기 / 이위발


        밤을 짜깁기하는 저녁 거미들이
        작은 입자가 살아 쉼쉬는
        일상적인 천정무늬까지
        삼켜 버리면

        도시는 잠들고
        아파트의 창문은 총구되어
        빛을 향해 사격을 가한다

        빛이 어둠에 하나씩 소멸되자
        하늘은 별들과 함께 도망치고
        침묵은 살아서 꿈틀거린다

        침묵은 도시를 가슴에 안고
        거대한 풍선으로 부표처럼 떠돌다
        돌연히 창을 뚫고 타오르고

        빛줄기는 침식되어 어둠의
        품속으로 파고들면
        일상의 문은 열린다

 

 

        『어느 모노드라마의 꿈』/이위발/<생각하는 시.8>, 백성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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