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춘문예당선작 199

[2011년 경향 신춘문예]시 부문 / 정창준 - 아버지의 발화점

[2011년 경향신문 신춘문예 시부문 당선작] 아버지의 발화점 / 정창준 --> [약력] -정창준 -울산대현거등학교교사 [당선 소감] 시 부문 당선자 정창준씨(36·사진)는 울산 대현고 국어교사다. 대학시절 동아리에서 시를 썼지만 졸업과 동시에 교사로 취직하면서 자연스럽게 시와 멀어졌다. 내년이면 교사 ..

[2011년 강원일보 신춘문예 시 당선작]덩쿨장미 / 김영삼

[2011년 강원일보 신춘문예 시 당선작] 덩굴장미 / 김영삼 저 불은 끌 수 없다 차가운 불 소나기 지나가자 주춤하던 불길 거세게 되살아나 담장을 또 활활 태운다 잔주름 늘어나는 벽돌담만 녹이면 단숨에 세상을 삼킬 수 있다는 건가 막무가내로 담장을 오르는 불살, 한 번도 불붙어 본 적 없는, 마를 대..

[2011년 문화일보신춘문예시부문 당선작]이만호 할머니의 눈썹 문신-강은진

[2011년 문화일보신춘문예시부문 당선작] 이만호 할머니의 눈썹 문신 / 강은진 문득, 썩지 않는 것이 있다 74세 이만호 할머니의 짓무른 등이 늦여름 바람에 꾸덕꾸덕 말라가는 중에도 푸르스름한 눈썹은 가지런히 웃는다 그녀가 맹렬했을 때 유행했던 딥블루씨 컬러 변색 없이 이상적으로 꺾인 저 각도..

[2011년 무등일보 신춘문예 시부문 당선작]-외출을 벗다/장요원

외출을 벗다 장요원 한낮의 외출에서 돌아가는 나무들의 모습이 어둑하다 탄력에서 벗어난 하반신이 의자에 걸쳐 있고 허공 한쪽을 돌리면 촘촘했던 어둠들, 제 몸쪽으로 달라붙는다 의자의 각을 입고 있는 외출 올올이 角의 면을 베꼈을 것이다 이 헐렁한 停留의 한 때와 푹신함이 나는 좋다 실수를 ..

[2011년 전북일보 신춘문예 당선작]오래된 골목 - 장정희

[2011년 전북일보 신춘문예 당선작] 오래된 골목 - 장정희 작은 아버지 바지가 걸린 바지랑대 사이로 푸석한 골목이 보였다. 구암댁 할아버지 이끼 낀 돌담을 짚으며 모퉁이를 돌아가고 양철대문이 덜컹, 삽살개가 기다림의 목덜미를 물었다. 입대한 큰아들 주검으로 돌아오던 그날까지 놓아주지 않았..

[2011년 부산일보 신춘문예 시 당선작]-나무의 문 / 김후인

2011년 부산일보 신춘문예 시 당선작 나무의 문 / 김후인 몇 층의 구름이 바람을 몰고 간다 그 몇 층 사이 긴 장마와 연기가 접혀 있을 것 같다 바람이 층 사이에 머무르는 種들이 많다 發芽라는 말 옆에 온갖 씨앗을 묻어 둔다 여름, 후드득 소리 나는 것들을 씨앗이라고 말해본다 나는 조용히 입 열고 ..

[2011년 국제신문 신춘문예 시부문 당선작-바람의 겹에 본적을 둔다/김지혜

[2011년 국제신문 신춘문예 시부문 당선작] 바람의 겹에 본적을 둔다 / 김지혜 들판의 지표면이 자라는 철 유목의 봄, 민들레가 피었다 민들레의 다른 말은 유목 들판을 옮겨 다니다 툭, 터진 꽃씨는 허공을 떠돌다 바람 잠잠한 곳에 천막을 친다 아주 가벼운 것들의 이름이 뭉쳐있는 어느 代 날아오르는..

[2011년 조선일보 신춘문예 당선작_ 신철규/ 유빙(流氷)]

2011년 조선일보 신춘문예 당선작_ 신철규/ 유빙(流氷) 유빙(流氷)/신철규 입김으로 뜨거운 음식을 식힐 수도 있고 누군가의 언 손을 녹일 수도 있다 눈물 속에 한 사람을 수몰시킬 수도 있고 눈물 한 방울이 그를 얼어붙게 할 수도 있다 당신은 시계 방향으로, 나는 시계 반대방향으로 커피 잔을 젓는다 ..

[2011년 서울신문 신춘문예- 시] 속옷 속의 카잔차키스/이길상

[서울신문 2011년 신춘문예- 시 당선작] 속옷 속의 카잔차키스/이길상 ■ 당선소감 - “詩가 말하지 않을 때 시가 왔다” 야구 시즌이 끝나고서야 잠자리가 사라진 걸 알았다.  인적 없는 공원. 불빛만이 맑게 새어나왔다.  내가 나를 피해 다녔으므로 바람 한 장도 햇살처럼 빛났다. 시를 쓰고 있었지..

[2011년 동아일보 신춘문예 당선작 - 오늘의 운세 / 권민경]

[2011년 동아일보 신춘문예 당선작] 오늘의 운세 / 권민경 나는 어제까지 살아 있는 사람 오늘부터 삶이 시작되었다 할머니들의 두 개의 무덤을 넘어 마지막 날이 예고된 마야 달력처럼 뚝 끊어진 길을 건너 돌아오지 않을 숲 속엔 정수리에서 솟아난 나무가 가지를 뻗고 꽃을 피우고 수많은 손바닥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