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조선일보 신춘문예 시 당선작 / 성은주] [2010년 조선일보 신춘문예 시 당선작] 풀터가이스트 / 성은주 하늘은 별을 출산해 놓고 천, 천, 히 잠드네 둥근 시간을 돌아 나에게 손님이 찾아왔어 동구나무처럼 서 있다가 숨 찾아 우주를 떠돌던 시선은 나를 더듬기 시작하네 씽끗, 웃다 달아나 종이 인형과 가볍게 탭댄스를 추지 그들은 의자며 침.. 신춘문예당선작 2010.01.03
[2010년 매일신문 신춘문예 시 당선작 / 석류화] [2010년 매일신문 신춘문예 시 당선작] 그녀의 골반 / 석류화 1 나비 꿈을 꾸고 엄마는 날 낳았다 흰 꿈, 엄마는 치마폭에 날 쓸어 담았다 커다란 모시나비, 손끝에 잡혔다가 분가루 묻어나갔다 날개 끝에 고인 몇 점 물방울무늬, 방문 밖으로 날았다 돌담에 피는 씀바귀꽃 그늘을 옮겨다녔다 나비 날개엔.. 신춘문예당선작 2010.01.03
[2010년 부산일보 신춘문예 시 당선작 / 심명수] [2010년 부산일보 신춘문예 시 당선작] 쇠유리새 구름을 요리하다 / 심명수 잘 못 꾼 꿈이 지워진 거예요 마음이 시끄럽네요 쮸릿, 쮸릿, 칫, 칫 물이 끓고 있나요? 머릿속을 지우개로 박박 지웠더니 보글보글 구름이 생겼어요 요리에 앞서 별표 3개라는 걸 잊지 마세요 너무 많이 문지르면 검게 비구름이.. 신춘문예당선작 2010.01.03
[2010년 경인일보 신춘문예 시 당선작 / 김진기] [2010년 경인일보 신춘문예 시 당선작] 차우차우 / 김진기 사자개 차우차우 긴 갈기를 바람에 빗질하며 서쪽 하늘을 바라본다 칠장사 참배객의 발길이 어스름을 따라 사라지고 스님의 독경 소리 어둠에 몸을 누이면 티베트에서 온 차우차우 몰래 경내를 빠져 나가 칠현산에 오른다 바라보면 멀리 눈 덮.. 신춘문예당선작 2010.01.03
[2010년 전북일보 신춘문예 시 당선작 / 김혜원] [2010년 전북일보 신춘문예 시 당선작] 먼지 / 김혜원 1. 무게 체중계를 꺼내려다 나보다 먼저 올라앉은 먼지를 본다 저것도 무게라고 저울 위에 앉았을까 털어내는 순간 허공으로 날아오르는 저 가뿐한 내공 내가 눈금처럼 꼼꼼히 몇 장의 졸업장과 얼마간의 통장으로 몸집 불리는 동안 너희는 세상을 .. 신춘문예당선작 2010.01.03
[2010년 국제신문 신춘문예 시 당선작 / 박진규] [2010년 국제신문 신춘문예 시 당선작] 문탠로드를 빠져나오며 / 박진규 달이 저 많은 사스레피나무 가는 가지마다 마른 솔잎들을 촘촘히 걸어놓았다 달빛인 양 지난 밤 바람에 우수수 쏟아진 그리움들 산책자들은 젖은 내면을 한 장씩 달빛에 태우며 만조처럼 차오른 심연으로 걸어들어간다 그러면 이.. 신춘문예당선작 2010.01.03
[2010년 경남신문 신춘문예 시 당선작 / 이미화] [2010년 경남신문 신춘문예 시 당선작] 허氏의 구둣방 / 이미화 발 끝에 달을 달고 저녁 강을 건너고 있는 허氏 구름처럼 떠돌았으므로 그의 생은 한쪽만 유난히 닳은 구두처럼 삐뚜름하다 그의 구두처럼 다 허물어져가는 옥봉동 산 1번지 아파트에 조등처럼 별이 걸릴 때 저녁하늘은 가난한 마을의 착.. 신춘문예당선작 2010.01.03
[2010년 강원일보 신춘문예 시 당선작] [2010년 강원일보 신춘문예 시 당선작] 산부인과 41병동에서 / 김현숙 목숨 걸고 터를 사수하려는 사람들과 강제 철거로 문책당하지 않으려는 사람들 사이에 불길이 솟았다 강대병원 41병동 입원실에 누운 그녀의 마음도 이미 화염에 휩싸였다 산부인과 의사가 가랑이 사이 좁고 음습하게 숨어있는 그를.. 신춘문예당선작 2010.01.03
[2010년 동아일보 신춘문예 시 당선작-붉은 호수에 흰 병 하나/유병록] [2010년 동아일보 신춘문예 시 당선작] 붉은 호수에 흰 병 하나 / 유병록 딱, 뚜껑을 따듯 오리의 목을 자르자 붉은 고무 대야에 더 붉은 피가 고인다 목이 잘린 줄도 모르고 두 발이 물갈퀴를 젓는다 습관의 힘으로 버티는 고통 곧 바닥날 안간힘 오리는 고무 대야의 벽을 타고 돈다 피를 밀어내는 저 피.. 신춘문예당선작 2010.01.03
[창간44주년 중앙신인문학상 시 부문 당선작] 폭염 / 박성현 사진<아름다운 세상만들기>님의 블로그에서 [창간44주년 중앙신인문학상 시 부문 당선작] - 2009년 폭염 / 박성현 아버지가 대청에 앉자 폭염이 쏟아졌다. 족제비가 우는 소리였다. 아버지는 맑은 바람에 숲이 흔들리면서 서걱서걱 비벼대는 소리라 말했다. 부엌에서 어머니와 멸치칼국수가 함께 풀.. 신춘문예당선작 2009.12.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