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춘문예당선작 199

침몰하는 저녁 / 이혜미<중앙일보2006년신인문학상당선작>

사진&lt;보스&gt;님의 블로그에서 침몰하는 저녁 / 이혜미 내가 밑줄친 황혼 사이로 네가 오는구나. 어느새 귀밑머리 백발이 성성한 네가 오는구나 그 긴 머리채를 은가루 바람처럼 휘날리며 오는구나 네 팔에 안긴 너는 갓 태어난 핏덩이, 붉게 물든, 모든 저물어가는 것들의 누이가 되어 오는구나 네가..

이층에서 본 거리 / 김지혜<2001년 동아일보>신춘문예 당선작

사진&lt;서부건맨의 쉼터&gt;님의 블로그에서 이층에서 본 거리 / 김지혜 1 모시 반바지를 걸쳐 입은 금은방 김씨가 도로 위로 호스질을 하고 있다 아지랑이가 김씨의 장딴지를 거웃처럼 감아 오르며 일렁인다 호스의 괄약근을 밀어내며 투둑투둑 흩뿌려지는 幻의 알약들 아 아 숨이 막혀, 미칠 것만 같..

옹이가 있던 자리/이윤훈<조선일보신춘문예>당선작 2002년

사진&lt;동그라미 세상&gt;님의 플래닛에서 옹이가 있던 자리 / 이윤훈 울타리 한켠 낡은 잿빛 나무판자에서 옹이 하나 아무도 모르게 빠져나가고 아이가 물끄러미 밖을 내다본다 그 구멍에서 파꽃이 피었다 지고 분꽃이 열렸다 닫힌다 쪼그리고 앉아 늙은 땜쟁이가 때워도 새는 양은냄비 솥단지를 손..

어머니는 수묵화였다/권정일<1999년 국제신문 신춘문예>당선작

사진&lt;여명*희망의 빛&gt;님의 플래닛에서 어머니는 수묵화였다 / 권정일 그때 나는 세모시 저고리에서 달빛보다 더 선연한 바늘의 등뼈가 휘어지는 것을 보았다 열 손가락관절이 삐걱이는 소리를 들었다 수묵화처럼 가지런한이마가 환한 빛을 내던 토방 쪽마루를 보았 다 어머니 반짇고리 곁에는 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