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춘문예당선작 199

[스크랩] [김원경] 만능사 제2호점 - 2005년 중앙신인문학상 당선작

[시 당선 소감] "내 문학의 더듬이는 인간" 내 몸은 옥상의 안테나다. 불현듯 내게 와서 나를 짓밟고 가는 시를 만나기 위해 외롭게 서 있어야 했다. 흔들리지 않기 위해 온몸을 떨고 있어야만 했다. 시를 쓰기 위해 참으로 먼 길을 돌아왔다. 한때, 나의 시는 내 위선을 그럴싸하게 포장해 줄 수 있는 알..

[스크랩] [김두안] 거미집 - 2006년 한국일보 신춘문예 당선작

2006년 한국일보 신춘문예 당선작 거미집 김두안 그는 목수다 그가 먹줄을 튕기면 허공에 집이 생겨난다 그는 잠자리가 지나쳐 간 붉은 흔적들을 살핀다 가을 비린내를 코끝에 저울질 해 본다 그는 간간히 부는 동남쪽 토막바람이 불안하다 그는 혹시 내릴 빗방울의 크기와 각도를 계산해 놓는다 새털..

[스크랩] [미역] 박성우 - 2006년 한국일보 신춘문예 동시 당선작

2006년 한국일보 신춘문예 동시 당선작 미역 박성우 엄마가 마른 미역을 그릇에 담는 모습 지켜 본 뒤에야 알았어. 바짝 마른 미역, 발등에 물이 닿기만 해도 바다 속에서 살랑살랑 놀던 자신의 푸른 옛 모습, 고스란히 기억 해 내고 풀어낸다는 것을. 알 수 있었어. 말랐던 제 몸을 더듬어 낼 수 있었던 ..

[스크랩] [천종숙] 바뀐 신발 - 2006년 부산일보 신춘문예 당선작

2006년 부산일보 신춘문예 시 당선작 바뀐 신발 천종숙 잠시 벗어둔 신발을 신는 순간부터 남의 집에 들어온 것처럼 낯설고 어색했다 분명 내 신발이었는데 걸을 때마다 길이 덜커덕거렸다 닳아있는 신발 뒤축에서 타인의 길이 읽혔다 똑같은 길을 놓고 누가 내 길을 신고 가버린 것이다 늘 직선으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