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5년 신춘문예당선작 `05년 경인일보신춘문예 시 당선작-철거지역 철거지역 /정경미 굴피집 처마 끝에서 포크레인이 홰를 친다 노란 살수차가 산동네의 새벽을 깨우며 을씨년스런 거리를 적신다 콘크리트 더미에서 요란하게 터져 나오는 철지난 전화부가 다이얼을 .. 신춘문예당선작 2006.02.23
`06년 호남투데이 신춘문예 2006 호남투데이 신춘문예 시 라면을 끓이며 유우현 노란 남비에 태양의 창자를 삼는다. 물이 연기 내며 타오를 때 삐딱한 오리 알 깨서 넣으면 더운 아내 쉰 김치가 되고 아이들은 고춧가루 되어 선다. 울타리에 양심을 버리는 이웃 백인 굵은 털 쭈뼛 쏟은 다리 굵은 파되어 송송 끓고 그 아내는 찹스.. 신춘문예당선작 2006.02.23
전주철물점과 행복부동산 사이 2006년 광주일보 신춘문예 시 전주철물점과 행복부동산 사이 정동철 우리철물점과 행복부동산 사이 그가 끼어 있다 손톱만한 햇살이 간신히 창에 비쳤다 사라질 때쯤이면 늘, 나는 그의 집을 지나친다 움켜쥔 칼끝으로 그가 새기고 싶은 것과 도려내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궁금했다 그가 칼끝으로 파.. 신춘문예당선작 2006.02.23
`06년 무등일보 신춘문예 당선 작 06년 무등일보 신춘문예 시 이방인의 뜰 - 바다는 멀다 임해원 어둑 새벽 바다의 낙조가 억새들 꺾인 무릎에 얹힌다 풀씨 같은 초저녁별을 품은 거기 눈이 부셨으나 바닷가에 사는 시인은 늘 바다가 부족하다 바다가 멀리 달아났기에 하늘을 허물어 그리로 흘려 보낸다 새떼들이 날갯짓하는 동안에도 .. 신춘문예당선작 2006.02.23
[스크랩] [김원경] 만능사 제2호점 - 2005년 중앙신인문학상 당선작 [시 당선 소감] "내 문학의 더듬이는 인간" 내 몸은 옥상의 안테나다. 불현듯 내게 와서 나를 짓밟고 가는 시를 만나기 위해 외롭게 서 있어야 했다. 흔들리지 않기 위해 온몸을 떨고 있어야만 했다. 시를 쓰기 위해 참으로 먼 길을 돌아왔다. 한때, 나의 시는 내 위선을 그럴싸하게 포장해 줄 수 있는 알.. 신춘문예당선작 2006.02.22
[스크랩] [박순서] 집 - 2006년 동양일보 당선작 2006년 동양일보 신인문학상 시부문 당선작 집 박순서 언 강을 떠나는 새는 내 눈 속으로 들어와 집을 짓는다 나는 차마 관 뚜껑을 닫지 못한다 하루살이처럼 세상 휘저으며 여태껏 살아 나는 누구의 보금자리가 되었는가 언 강에도 새들의 집이 있고 꽃이 진 마른 대궁에도 봄볕의 집은 남아있다 내 눈.. 신춘문예당선작 2006.02.22
[스크랩] [김두안] 거미집 - 2006년 한국일보 신춘문예 당선작 2006년 한국일보 신춘문예 당선작 거미집 김두안 그는 목수다 그가 먹줄을 튕기면 허공에 집이 생겨난다 그는 잠자리가 지나쳐 간 붉은 흔적들을 살핀다 가을 비린내를 코끝에 저울질 해 본다 그는 간간히 부는 동남쪽 토막바람이 불안하다 그는 혹시 내릴 빗방울의 크기와 각도를 계산해 놓는다 새털.. 신춘문예당선작 2006.02.22
[스크랩] [미역] 박성우 - 2006년 한국일보 신춘문예 동시 당선작 2006년 한국일보 신춘문예 동시 당선작 미역 박성우 엄마가 마른 미역을 그릇에 담는 모습 지켜 본 뒤에야 알았어. 바짝 마른 미역, 발등에 물이 닿기만 해도 바다 속에서 살랑살랑 놀던 자신의 푸른 옛 모습, 고스란히 기억 해 내고 풀어낸다는 것을. 알 수 있었어. 말랐던 제 몸을 더듬어 낼 수 있었던 .. 신춘문예당선작 2006.02.22
[스크랩] [조영수] 탑 - 2006년 조선일보 신춘문예 동시 당선작 2006년 조선일보 신춘문예 동시 당선작 탑 조영수 모난 돌 금간 돌 손을 든 돌 돌이 돌을 무동 타고 서 있다 비 맞고 바람 맞고 눈 맞으며 함께 나이를 먹는 돌 밀어내지 않고 투덜대지 않고 꽉 끌어안고 돌이 돌을 무동 타고 서 있다 그 앞에서 사람들이 고개를 숙인다. 신춘문예당선작 2006.02.22
[스크랩] [천종숙] 바뀐 신발 - 2006년 부산일보 신춘문예 당선작 2006년 부산일보 신춘문예 시 당선작 바뀐 신발 천종숙 잠시 벗어둔 신발을 신는 순간부터 남의 집에 들어온 것처럼 낯설고 어색했다 분명 내 신발이었는데 걸을 때마다 길이 덜커덕거렸다 닳아있는 신발 뒤축에서 타인의 길이 읽혔다 똑같은 길을 놓고 누가 내 길을 신고 가버린 것이다 늘 직선으로 .. 신춘문예당선작 2006.02.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