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평역에서 사진<詩人의 ☆>님의 블로그에서 사평역에서 / 곽재구 막차는 좀처럼 오지 않았다 대합실 밖에는 밤새 송이눈이 쌓이고 흰 보라 수수꽃 눈시린 유리창마다 톱밥난로가 지펴지고 있었다 그믐처럼 몇은 졸고 몇은 감기에 쿨럭이고 그리웠던 순간들을 생각하며 나는 한줌의 톱밥을 불빛 속에 던져주.. 신춘문예당선작 2006.07.08
마지막 봄날에 대한 변명 / 이영옥<신춘문예당선작> 사진<나를 채울 사랑 너 일 수 있게>님의 플래닛에서 마지막 봄날에 대한 변명 / 이영옥 낯익은 집들이 서 있던 자리에 새로운 길이 뚫리고, 누군가 가꾸어 둔 열무밭의 어린 풋것들만 까치발을 들고 봄볕을 쬐고 있다 지붕은 두터운 먼지를 눌러 쓰고 지붕아래 사는 사람들은 이제 서로의 안부조.. 신춘문예당선작 2006.06.06
오래된 수목원 / 오형석<2003년 한라일보 신춘문예 당선작> 사진<아이야>님의 플래닛에서 오래된 수목원 / 오형석 뿌리의 생각들이 하늘을 이고 있다 이곳에선 오래된 바람이 나무를 키운다 누구나 마음 한구석 풀리지 않는 의문 하나씩 갖고 있듯 나무는 잎사귀들을 떨어뜨려 그늘을 부풀게 한다 볕이 떠나기 전에 오래된 바람은 칭얼거리는 나무를 타이.. 신춘문예당선작 2006.06.06
그녀의 둥근 방/ 윤석정<2003년 전북도민신춘문예당선작> 사진님의 블로그에서 그녀의 둥근 방 / 윤석정 둥근 방엔 뿌리의 기억으로 술렁댄다 그녀의 어금니를 악문다 뿌리에서 헐거운 유년이 자맥질하며 올라와 혼자 놀기 좋은 골목에 닿는다 이윽고 노란 꽃술이 뜨겁다 봄눈 속에서 눈꽃이 뿌리를 내렸던가 생의 진통은 냉기처럼 뿌리로 옮겨오는데 견딤이.. 신춘문예당선작 2006.06.06
대흥사로 가는 길 / 임곤택<불교신춘문예당성작> 사진<네이버포토앨범>에서 대흥사 가는 길 / 임곤택 숲에서 나온 길이 나를 앞질러 동백 사이로 사라지고 있었다 뼈를 묻을 곳을 찾는 늙은 동물처럼 서두르지 않으면서도 쉼이 없었다 저 너머 보이지 않는 곳에서 산 그림자와 함께 산을 넘은 바람은 숲에 머물고 알 수 없는 사실 조금은 알 듯도 .. 신춘문예당선작 2006.06.06
강 / 이주렴<2003년 불교신문신춘문예 당선작> 사진<네이버포토앨범>에서 강 / 이주렴 1 깊이 흐를수록 뜨거워진다는 건 돌아올 메아리가 아닐지도 몰라요 그건 열매들이 익어가는 소리이거나 팽창하는 하늘의 속삭임일지도 몰라요 갈대가 맨발로 웅숭그린 강가에서 당신을 떠나 보내고 물수제비를 뜨며 단발간격으로 수면 흔들어 놓는 납작 .. 신춘문예당선작 2006.06.06
강 / 이주렴<2003년 불교신문당선작> 강 / 이주렴 | 신춘문예당선작 2006/02/10 20:42 http://blog.naver.com/maxim3515/21763988 사진<네이버>포토갤러리 강 / 이주렴 1 깊이 흐를수록 뜨거워진다는 건 돌아올 메아리가 아닐지도 몰라요 그건 열매들이 익어가는 소리이거나 팽창하는 하늘의 속삭임일지도 몰라요 갈대가 맨발로 웅숭그린 강가에서 당신.. 신춘문예당선작 2006.05.05
신발론 / 마경덕 <`03년 세계일보 신춘문예당선> [신춘문예(시)]'신발論' -신발論- <마경덕> 2002년 8월 10일 묵은 신발을 한 보따리 내다 버렸다. 일기를 쓰다 문득, 내가 신발을 버린 것이 아니라 신발이 나를 버렸다는 생각을 한다. 학교와 병원으로 은행과 시장으로 화장실로, 신발은 맘먹은 대로 나를 끌고 다녔다. 어디 한번이라도 막막한 세상을.. 신춘문예당선작 2006.03.29
연혁 /황지우 연혁(沿革) 황지우 섣달 스무 아흐레 어머니는 시루떡을 던져 앞바다의 흩어진 물결들을 달 래었습니다. 이튿날내내 청태(靑苔)밭 가득히 찬비가 몰려왔습니다. 저희 는 우기(雨期)의 처마 밑을 바라볼 뿐 가난은 저희의 어떤 관례와도 같았 습니다. 만조(滿潮)를 이룬 저의 가슴이 무장무장 숨가빠하.. 신춘문예당선작 2006.03.17
`05년 신춘문예 당선 작품모음집 [2005 신춘문예 당선작(시 부문)] [2005 신춘문예 당선작(시 부문)] 1. 동아일보 신춘문예 시 당선작 이영옥의 '단단한 뼈' 실종된 지 일년 만에 그는 발견되었다 죽음을 떠난 흰 뼈들은 형태를 고스란히 유지하고 무슨 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있었다 독극물이 들어 있던 빈 병에는 바람이 울었다 싸이렌을 .. 신춘문예당선작 2006.02.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