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시100년-애송시100편 152

[애송시 100편-제39편] 전라도 가시내 - 이용악

▲ 일러스트=권신아 [애송시 100편-제39편] 전라도 가시내 / 이용악 알룩조개에 입맞추며 자랐나 눈이 바다처럼 푸를뿐더러 까무스레한 네 얼굴 가시내야 나는 발을 얼구며 무쇠다리를 건너온 함경도 사내 바람소리도 호개도 인전 무섭지 않다만 어드운 등불 밑 안개처럼 자욱한 시름을 달게 마시련다..

[애송시 100편-제37편] 문의(文義)마을에 가서 - 고은

▲ 일러스트 권신아 [애송시 100편-제37편] 문의(文義)마을에 가서 / 고은 겨울 문의(文義)에 가서 보았다. 거기까지 닿은 길이 몇 갈래의 길과 가까스로 만나는 것을. 죽음은 죽음만큼 길이 적막하기를 바란다. 마른 소리로 한 번씩 귀를 닫고 길들은 저마다 추운 소백산맥 쪽으로 벋는구나. 그러나 삶은 ..

[애송시 100편-제36편]우리 오빠와 화로 / 임화

▲ 일러스트 잠산 [애송시 100편-제36편] 우리 오빠와 화로 / 임화 사랑하는 우리 오빠 어저께 그만 그렇게 위하시던 오빠의 거북 무늬 질화로가 깨어졌어 언제나 오빠가 우리들의 ‘피오닐’ 조그만 기수라 부르는 영남(永南)이가 지구에 해가 비친 하루의 모―든 시간을 담배의 독기 속에다 어린 몸을 ..

[애송시 100편-제31편] 혼자 가는 먼 집 - 허수경

▲ 일러스트 권신아 [애송시 100편-제31편] 혼자 가는 먼 집 / 허수경 당신……, 당신이라는 말 참 좋지요, 그래서 불러봅니다 킥킥거리며 한때 적요로움의 울음이 있었던 때, 한 슬픔이 문을 닫으면 또 한 슬픔이 문을 여는 것을 이만큼 살아옴의 상처에 기대, 나 킥킥……, 당신을 부릅니다 단풍의 손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