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춘문예당선작 199

[2002년 경남일보 신춘문예 당선작] 마지막 봄날에 대한 변명/ 이영옥

사진<블로티 뉴스광장>님의 블로그에서 [2002년 경남일보 신춘문예 당선작] 마지막 봄날에 대한 변명 / 이영옥 낯익은 집들이 서 있던 자리에 새로운 길이 뚫리고, 누군가 가꾸어 둔 열무밭의 어린 풋것들만 까치발을 들고 봄볕을 쬐고 있다 지붕은 두터운 먼지를 눌러 쓰고 지붕아래 사는 사람들은..

[2008년 대전일보 신춘문예 시 당선작]/책장애벌레 /이종섶

사진<헬스&국궁>님의 블로그에서 [2008년 대전일보 신춘문예 시 당선작 책장애벌레 / 이종섶 낡은 책장은 망치로 부수는 것보다 드라이버를 사용하는 것이 더 간단하다 나무의 이음새마다 박혀있는 나사못 숨쉬기 위해 열어놓은 십자정수리를 비틀면 내장까지 한꺼번에 또르르 딸려 올라오고 허물..

[2008년 국제신문 시 당선작]/마농꽃이 걸어서 우체국에 간다 / 이언지

사진 <불혹의 언덕>님의 카페에서 [2008년 국제신문 시 당선작] 마농꽃*이 걸어서 우체국에 간다 / 이언지 가을, 입질이 시작되었다 만물이 보내는 연서가 속속 배달 중이다 온몸이 간지럽다 배롱나무 붉은 글씨는 화사체라고 하자 작살나무가 왜 작살났는지 내야수는 내야에만 있어야 하는지 계집..

[2008 서울신문 신춘문예 시 당선작] 가벼운 산/이선애

사진<옥구슬>님의 플래닛에서 [2008 서울신문 신춘문예 시 당선작] 가벼운 산 / 이선애 태풍 나리가 지나간 뒤, 아름드리 굴참나무 등산로를 막고 누워 있다. 오만상 찌푸리며 어두운 땅속을 누비던 뿌리 그만 하늘 향해 들려져 있다. 이젠 좀 웃어 보라며 햇살이 셔터를 누른다. 어정쩡한 포즈로 쓰..

[2008 전북일보 신춘문예 시 당선작] 오리떼의 겨울 / 이지현

사진<Rufina>님의 블로그에서 [2008 전북일보 신춘문예 시 당선작] 오리떼의 겨울 / 이지현 강 위에 오리가 머리를 숙였다 올린다 노란 부리로 쪼아낸 물방울은 베틀을 돌리지 않았는데도 모퉁이에서 가운데로 물결을 만들어간다 물결이 엉키지 않도록 휘휘 발 저어 옮기는 오리들, 혼자서는 저 넓은 ..

[2008 강원일보 신춘문예 시 당선작]소라의 집 / 김정임

사진<공간의 음악>님의 블로그에서 [2008 강원일보 신춘문예 시 당선작] 소라의 집 / 김정임 외포리 뻘밭 소라의 집을 보셨나요 굵은 밧줄 한 개씩 기둥처럼 세워서 수 백 개 다닥다닥 붙은 소라의 빈 집들 지금은 선홍빛 노을만 그물질하고 있어요 빈집의 적막이 굴뚝의 연기처럼 피어올라 밀물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