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이 시에 나온 이유 / 이승훈 사진<냥이와 함께라면>님의 플래닛에서 내가 이 시에 나온 이유 / 이승훈 이유는 없어 공부하기 싫어서 나왔지 피곤해서 피곤해 서 오랜만에 논문을 쓰고 눈이 오지 않아서 나온 거야 무 얼 먹으려고 나온 게 아니야 옷을 입고 나왔지만 당신들 은 내가 옷을 벗은 줄 알겠지 추워 죽겠는데 내가 이 .. 이승훈 시인 2007.10.26
서정시 / 이승훈 사진<겨울바다>님의 플래닛에서 서정시 / 이승훈 순수도 서정도 폭력이다 순수는 불행을 모르고 고통을 모르고 타자를 모르고 서정도 서정도 허위다 서정시가 끝 난 시대에 서정을 주장하는 건 불순하고 순진하고 천진 하고 시가 갈 길은 무수히 많다 갈 데가 없으므로 갈 데는 많고 그러므로 갈 .. 이승훈 시인 2007.10.26
봄날/이승훈 사진<불교 인드랑망>님의 카페에서 봄날 / 이승훈 바른손이 저려 집에선 컵을 떨어뜨리고 학교에선 지우 개를 떨어트리고 손에 잡고 있던 볼펜도 떨어트리고 종 이도 종이도 떨어트리네 오늘도 들고 있던 물컵이 떨어져 바닥에 깨지고 아내 몰래 쓰레기통에 버리지 아내는 이상 해요 물컵이 자꾸 .. 이승훈 시인 2007.10.26
고향 가게 / 이승훈 사진<애별리고(愛別離苦)처절한 괴로움으로 더 이상 ......>님의 플래닛에서 고향 가게 / 이승훈 해 지는 가을 저녁 가게에 들른다 가게 총각은 인사도 없고 말도 없고 난 감자튀김 두 봉지를 들고 묻는다 하나 는 노란 포장 하나는 붉은 포장이다 이 둘은 뭐가 다릅니 까? 총각은 여전히 아무 표정도.. 이승훈 시인 2007.10.26
비가 온다 / 이승훈 사진<사진말하다..>님의 블로그에서 비가 온다 / 이승훈 죽도 밥도 먹자 추운 밤 동쪽에서 먹든 서쪽에서 먹든 혼자 먹든 둘이 먹든 빨리 먹든 느리게 먹든 연구실 에서 잡채밥 시켜 먹든 집에서 아내가 차려주는 밥을 먹 든 손수 밥을 해 먹든 차이가 없다 그저 새처럼 주둥이를 그릇에 대고 추운 .. 이승훈 시인 2007.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