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훈 시인

고향 가게 / 이승훈

자크라캉 2007. 10. 26. 18:54

 

 

사진<애별리고(愛別離苦)처절한 괴로움으로 더 이상 ......>님의 플래닛에서
 

 

향 가게 / 이승훈

 

해 지는 가을 저녁 가게에 들른다 가게 총각은 인사도
없고 말도 없고 난 감자튀김 두 봉지를 들고 묻는다 하나
는 노란 포장 하나는 붉은 포장이다 이 둘은 뭐가 다릅니
까? 총각은 여전히 아무 표정도 없이 의자에 앉아 말한다
저도 모릅니다 저는 과자를 좋아하지 않아서 과자에 대해
선 잘 몰라요 그럼 물건을 팔겠다는 거야? 뭐야? 속으로
중얼대며 감자튀김 두 봉지를 들고 나온다 물론 악의는
없다 너무 선량해서 문제지 안녕히 계세요 가게를 나오며
인사를 해도 대답이 없는 강원도의 가을 저녁

 

 

 

 

 

 

<약력>

 강원 춘천 출생
· 한양대 국문과 및 연세대 대학원 국문과 졸업(문학박사)
· 1963년 『현대문학』으로 등단
· 현대문학상·한국시협상 수상
· 시집 『사물 A』『환상의 다리』『당신의 초상』『사물들』
『당신의 방』『너라는 환상』『길은 없어도 행복하다』
『밤이면 삐노가 그립다』『밝은 방』등
· 시론집『시론』『모더니즘 시론』『포스트모더니즘 시론』
『한국현대시론사』『한국 현대시 새롭게 읽기』등
· 편저 『문학상징사전』등
· 현재 한양대 국문과 교수

¤  2004. 2.
    <문학의 즐거움> 자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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