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겨울바다>님의 플래닛에서
서정시 / 이승훈
순수도 서정도 폭력이다 순수는 불행을 모르고 고통을
모르고 타자를 모르고 서정도 서정도 허위다 서정시가 끝
난 시대에 서정을 주장하는 건 불순하고 순진하고 천진
하고 시가 갈 길은 무수히 많다 갈 데가 없으므로 갈 데는
많고 그러므로 갈 곳이 없고 지금 책상에 날아와 앉는 파
리처럼 갈 곳이 없고 어젯밤 인제에서 돌아와 혼자 마시
던 맥주처럼 갈 곳이 없고 잠결에 날아오던 모기처럼 아
무리 아무리 쫓아도 날아와 내 팔을 물어뜯던 모기처럼
갈 곳이 없다 그러므로 갈 데는 무수하다
<약력>
강원 춘천 출생
· 한양대 국문과 및 연세대 대학원 국문과 졸업(문학박사)
· 1963년 『현대문학』으로 등단
· 현대문학상·한국시협상 수상
· 시집 『사물 A』『환상의 다리』『당신의 초상』『사물들』
『당신의 방』『너라는 환상』『길은 없어도 행복하다』
『밤이면 삐노가 그립다』『밝은 방』등
· 시론집『시론』『모더니즘 시론』『포스트모더니즘 시론』
『한국현대시론사』『한국 현대시 새롭게 읽기』등
· 편저 『문학상징사전』등
· 현재 한양대 국문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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