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 속 詩

245 / 마경덕

자크라캉 2006. 3. 29. 16:26
 

245 /  마경덕

                                           


235 ……240 245

 

내 발 245
사이즈 235에 10을 보태니 발이 편하다
치수 10의 의미는 내 몸이 무겁다는 증거,
발목 아치형의 뼈가 가라앉아, 이미
나를 받쳐 든 기둥에 금이 가고 있다는 것

하이힐로 치켜도 흘러내리는 숫자 10
10은 10톤의 무게
처진 몸을 구두 뒤축에 매달아 보지만
금세 발이 내게 보내는 문자메시지, 위험! 위험,!
멀리 가지 마세요. 당신의 반경은 6센티. 안전지대에서 벗어나지 마세요
그 소리, 마치 ‘하산, 하산하세요’ 로 들리고.

 

키 짧은 어느 개그맨 15센티가 넘는 뒤축에 올라
목을 반자나 늘리고 아래를 내려다본다는데
바닥에서 멀어질수록
몸이 먼저 안다. 삐끗, 발목이 위험하다

 

235 ……240 245
멀리도 왔다. 지상에 닿을 날이 멀지않았다

 

사진 <한겨레신문>

 

미발표

 

 
 

                                            마경덕

 

                       전남 여수 출생

                       2003년 세계일보로 등단

                       2005년 시집 <신발론> 문학의전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