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라터진 흙집 그 문을 열어 세월에 하얀 등을 주렁주렁 켜는
문태준
대청마루 가득 꽃을 내다거는 누구
소켓을 돌려
하얀 등을 주렁주렁 켜는 누구
가만 보자,
지나치는 내 등뒤에
기억 안에
문득
훅
향기를 밀어 넣는
아카시아, 아카시아
-시집 《수런거리는 뒤란》(창작과비평, 2000/4)
‘아카시아’가 최성민에겐 아나키스트이지만,
문태준에겐 소켓을 돌려 대청에 내다 거는 백열전구이다.
백열전구라도 필라멘트가 환히보니는 투명한 전구가 아니고
유리를 하얗게 칠한 전구이겠다
그런 공산품에서 향기를 맡을 수 있으니 대단한 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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