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 속 詩

갈라터진 흙집 그 문을 열어 세월에 하얀 등을 주렁주렁켜는/문태준

자크라캉 2006. 4. 4. 18:46

갈라터진 흙집 그 문을 열어 세월에 하얀 등을 주렁주렁 켜는

 

문태준





대청마루 가득 꽃을 내다거는 누구

소켓을 돌려

하얀 등을 주렁주렁 켜는 누구

가만 보자,

지나치는 내 등뒤에

기억 안에

문득

향기를 밀어 넣는

아카시아, 아카시아


-시집 《수런거리는 뒤란》(창작과비평, 2000/4)




‘아카시아’가 최성민에겐 아나키스트이지만,

문태준에겐 소켓을 돌려 대청에 내다 거는 백열전구이다.

백열전구라도 필라멘트가 환히보니는 투명한 전구가 아니고

유리를 하얗게 칠한 전구이겠다

그런 공산품에서 향기를 맡을 수 있으니 대단한 코이다




 

 

          문태준 시인

1970년 경북 김천 출생

고려대 국문과 졸업

1994년 문예중앙등단

시집

수런거리는 뒤란창비 2000

맨발창비 2004

동서문학상(2004), 노작문학상(2004)

유심작품상(2005), 미당문학상(2005)수상

'시힘'동인

현재, 불교방송 포교제작팀 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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