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남촌에 살고 파라>님의 블로그에서
고래는 울지 않는다 / 마경덕
연기가 자욱한 돼지곱창집
삼삼오오 둘러앉은 사내들
지글지글 석쇠의 곱창처럼 달아올라
술잔을 부딪친다
앞니 빠진 김가, 고기 한 점 우물거린고
고물상 최가 안주없이 연신 술잔을 기울인다
이 술집 저 술집 떠돌다가
청계천 하류로 떠밀려 온 술고래들
어느 포경선이 던진 작살에 맞았을까
쩍쩍 터진 등 감추며 허풍을 떠는
제일부동산 강가, 아무도 믿지 않는 얘기
허공으로 뻥뻥 쏘아 올린다
뭍으로 밀려난 고래들, 돌아갈 수 없는
푸른 바다를 끌어 와 무릎에 앉힌다
새벽이 오면 저 외로운 고래들
하나 둘, 불빛을 찾아 떠날 것이다
파도를 헤치고 무사히 섬에 닿을 수 있을지...
바다엔 안개가 자욱하다
스크류처럼 씽씽 곱창집 환풍기 돌아간다
<신발론> 2005년 문학의 전당
마경덕 시인
2003년 <세계일보 >신춘문예로 등단
시집 <신발론> 2005년 문학의전당
'시집 속 詩' 카테고리의 다른 글
그늘 값 / 이규리 (0) | 2006.10.03 |
---|---|
아름다운 매춘에 대하여 / 박남희 (0) | 2006.10.03 |
피의 일요일 / 이근화 (0) | 2006.09.14 |
푸른 신호등 / 박장호 (0) | 2006.09.13 |
목공소에서 / 마경덕 (0) | 2006.09.0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