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리파통의 세상>블로그에서
봄을 찾습니다 / 오남구
-노자의 벌래4
도봉산 핑크 진달래가 나무들 사이
유령처럼 바람에 날고 있었지요.
을씨년스럽게 추워 황사가 오고 비가 와
앞 옷깃을 여미고 봄을 기다렸지요.
간밤, 비몽사몽간에 주룩 주룩 비 내리고
잠 속을 몽당 젖어 내리고 온몸이 젖고
주말의 장흥 나들이가 좀 걱정되었지요.
아 글쎄 , 장흥 계곡에 와 보니
벌써 여름이 와 있는 거 아닙니까?
계곡은 녹음이 지고 뜨거운 햇빛 아래
발을 담그고 있는 사람들이 그들 곁에
수박이며 참외며 여름을 놓고 있지요.
나는 봄을 잃어 버렸습니다. 그래
소식을 기다리며 앉은 어느 태공 곁에
찌를 바라보고 호수를 들여다보고
봄을 기다려 보았습니다만 아주 감감해서
그냥 일어나 쓸쓸한 뒷모습을 하고 왔죠.
잃어버린 봄을 찾습니다.
(2006.5.7)
오남구의 신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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