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bizhoye>님의 블로그에서
은유의 바다에 와서 / 오남구
―노자의 벌레.1
빈 껍질소리가 깔린 개펄엔
그만 아껴 듣고 썰물이 쓸어가지만
틈 있음 또 와서 한쪽 귀퉁이에다가 쬐끔
낙서도 하고 혼자 머뭇거리다가 갈께요
어느 날 벌레 한 마리와 내가
지난겨울 자잘한 얘기 중 생각 난
그런 거 있잖아요, 시시한 추운 눈물
또 키득거리는 바람 든 웃음 같은 거
쬐끔~씩 써 남겨 놓고 갈께요.
은유의 바다에 사는 빈 껍질들
제 나름 담아 머리에 이고 가겠지요.
변산 내 고향의 개펄엔
게들이 두 집게로 물어 이고 가면서
붉은 해가 아주 달게 익지요
시 들여다보기
아이가 사물과 사물의 차이를 분별하면 고정된 의미의 이름을 부릅니다. 은유의 바다에 사는 기호도 이와 마찬가지입니다. '해'며 '게'며 제 나름대로 의미를 가지며 고정된 이름을 갖게 됩니다. 그 의미는 달게 익지요 (*노자의 無名과 有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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