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다음파이 포토갤러리>에서
해를 뒷산에 놓고 공부하다 /오남구
1.
눈을 감는다.(한나절쯤 지났나) 몸을 훌훌 벗고
구름 속 협곡 바위 위로 훌쩍 솟아 올라가면
갑자기 구름이 짙게 밀리고 나의 모습이 캄캄히 잠겨
나는 구름 속이 몹시 궁금해져서
바위 위의 나에게 핸드폰을 건다.
“시선(詩仙)이 사는 곳은 어때?” 묻자
“지금 바지가랑이가 젖고 있어!” 대답하고
윙~ 파리가 가볍게 내 앞에 날아 내린다.
2.
등줄기 흥건히 땀이 흘러내린다.
뜨거운 해를 앞산에 놓았다가 뒷산에 놓아본다.
허탈이 또 해가진다.
가리산을 바라보고 ‘멍’ 앉아 있는데
“딱!” 파리 잡는 소리에 퍼뜩 한 마디 스친다.
“몸을 청결히 하라.”
눈을 감는다.(도가 뭐 별건가, 일용 행사?)
파리가 윙~ 입가에 앉았다가
윙~ 방바닥에 앉는다.
앞발을 비비다가 곁눈질로 본다
두 눈이 커다랗게 확대된다.
시문학.2006.2/오남구작
'디지털 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봄을 찼습니다 / 오남구 (0) | 2006.09.01 |
---|---|
주인을 찾아야 하는 책 / 오남구 (0) | 2006.09.01 |
광약을 파는 노인 / 김병휘 (0) | 2006.06.21 |
조개를 굽다 / 심언주 (0) | 2006.06.21 |
빨강기호 /고종목 (0) | 2006.06.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