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시

해를 뒷산에 놓고 공부하다 / 오남구(시문학 `06년 2월호)

자크라캉 2006. 9. 1. 11:59

 

                         사진<다음파이 포토갤러리>에서

 

를 뒷산에 놓고 공부하다 /오남구

 

        1.

       눈을 감는다.(한나절쯤 지났나) 몸을 훌훌 벗고

       구름 속 협곡 바위 위로 훌쩍 솟아 올라가면       

       갑자기 구름이 짙게 밀리고 나의 모습이 캄캄히 잠겨

       나는 구름 속이 몹시 궁금해져서

       바위 위의 나에게 핸드폰을 건다.

      “시선(詩仙)이 사는 곳은 어때?” 묻자

      “지금 바지가랑이가 젖고 있어!” 대답하고


       윙~ 파리가 가볍게 내 앞에 날아 내린다.


        2.

      등줄기 흥건히 땀이 흘러내린다.

      뜨거운 해를 앞산에 놓았다가 뒷산에 놓아본다.

      허탈이 또 해가진다.

      가리산을 바라보고 ‘멍’ 앉아 있는데

     “딱!” 파리 잡는 소리에 퍼뜩 한 마디 스친다. 

   

      “몸을 청결히 하라.”


      눈을 감는다.(도가 뭐 별건가, 일용 행사?)

      파리가 윙~ 입가에 앉았다가 

      윙~ 방바닥에 앉는다.

      앞발을 비비다가 곁눈질로 본다     

      두 눈이 커다랗게 확대된다.

 

 

 

        시문학.2006.2/오남구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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