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시

은유와 바다에 와서 / 오남구

자크라캉 2006. 9. 1. 12:04

    

   사진<bizhoye>님의 블로그에서

    유의 바다에 와서 / 오남구

              ―노자의 벌레.1


 

빈 껍질소리가 깔린 개펄엔

그만 아껴 듣고 썰물이 쓸어가지만

틈 있음 또 와서 한쪽 귀퉁이에다가 쬐끔

낙서도 하고 혼자 머뭇거리다가 갈께요

어느 날  벌레 한 마리와 내가

지난겨울 자잘한 얘기 중 생각 난 

그런 거 있잖아요, 시시한 추운 눈물

또 키득거리는 바람 든 웃음 같은 거 

쬐끔~씩  써 남겨 놓고 갈께요.

은유의 바다에 사는 빈 껍질들

제 나름 담아 머리에 이고 가겠지요.

변산 내 고향의 개펄엔

게들이 두 집게로 물어 이고 가면서

붉은 해가 아주 달게 익지요

               

       

시 들여다보기

 아이가 사물과 사물의 차이를 분별하면 고정된 의미의 이름을 부릅니다. 은유의 바다에 사는 기호도 이와 마찬가지입니다. '해'며 '게'며 제 나름대로 의미를 가지며 고정된 이름을 갖게 됩니다. 그 의미는 달게 익지요 (*노자의 無名과 有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