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 속 詩

자크라캉 2006. 7. 27. 12:26

 

 

 

                        사진<자연을 사랑하는 사람들>님의 블로그에서

 

/ 윤성학

 

 

매받이는 사냥을 나가기 한 달 전부터

가죽장갑을 낀 손에 나를 앉히고

낯을 익혔다

조금씩 먹이를 줄였고

사냥의 전야

나는 주려,눈이 사납다

그는 안다

적당히 배가 고파야 꿩을 잡는다

배가 부르면

내가 돌아 오지 않는다는 것을

꿩을 잡을 수 있을 만큼의,

날아 도망갈 수 없을 만큼의 힘

매받이는 안다

결국 돌아와야 하는 나의 운명과

돌아서지 못하게 하는 야성이 만나는

바로 그곳에서

꿩이 튀어오른다

 

<당랑권 전성시대>2006년 창비

 

 

윤성학

1971년 서울에서 태어났다.중앙대학교 문예창작

학괴를 졸업했고,2002년 <문화일보> 신춘문예에

「감성돔을 찾아서」 등이 당선되어 등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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